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한국당 의원님들, 청년들 목소리는 안 들리시나요?”


입력 2018.06.22 15:12 수정 2018.06.22 17:32        황정민 기자

보수·자유주의 철학 不在…정책 '좌클릭'으로 이어져

‘칙칙한’ 포장지…“매력적이지 않아”

저희가 잘못했습니다?…“지지자 바보 만든 것”

보수·자유주의 철학 不在…정책 '좌클릭'으로 이어져
‘칙칙한’ 포장지…“매력적이지 않아”
저희가 잘못했습니다?…“지지자 바보 만든 것”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굳은표정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굳은표정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소란스럽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또다시 불거진 친박(親박근혜)계와 복당파의 세 싸움 때문이다. 바른정당 복당파 박성중 의원의 ‘친박 청산’ 휴대전화 메모가 공개되면서 재현된 계파 갈등이 21일 의원총회에서 극대화됐다.

친박계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 사퇴 요구와 함께 복당파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에 대한 출당까지 요구했다. 5시간에 걸친 릴레이 의총에서도 정작 당 재건에 대한 실질적 방법은 건지지 못한 채, 당내 치부만 드러낸 셈이다.

데일리안은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우파 정치세력으로서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당에 대한 ‘일말의’ 애정이 남아있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질문을 한정했다. 특히 ‘씨가 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30세대 우파 청년들의 속내를 소개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고개를 뒤로 젖힌채 눈을 감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고개를 뒤로 젖힌채 눈을 감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보수·자유주의 철학 不在…정책 '좌클릭'으로 이어져

청년들은 한국당의 ‘철학부재’를 지적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유사한 정책적 ‘좌클릭’이 반복되면서 한국당을 지지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여성 김모 씨는 “과연 한국당이 우리나라 보수를 제대로 대변한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보수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한국당에서 보수가 아닌 정치를 하다 버림받은 것”이라며 “한 번도 보수 가치를 제대로 지향해본 적 없는 정치인들이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 ‘보수 가치를 추종해서 잘못했다’며 보수 가치를 폄훼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이오와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채진씨도 “지금껏 한국당은 보수 철학이 부재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경제와 자유를 말하지만 실상 내놓는 공약은 경제민주화 등 포퓰리즘적”이라고 비판했다.

세종대에 재학 중인 오모 씨는 "민주당과 다를 바 없는 공약들이 청산 대상"이라며 "자유주의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속시원하게 답할 의원이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한국당이 너무 보수적이어서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는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의 진단부터 틀렸다고 본다”며 “보수적이라고 할 만한 어젠다 자체가 한국당엔 없었다”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칙칙한’ 포장지…“매력적이지 않아”

매력적이지 않은 한국당 겉모습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칙칙한’ 포장지 때문에 내용물에 관심을 갖기조차 어렵다는 의미다.

30대 중반의 직장인 윤모 씨는 “주변 또래들을 보면 한국당이 추구하는 가치나 이념을 생각하기도 전에 일단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다”며 “디자인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는 젊은 층의 경향을 깊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진단했다.

그는 “보수정당이 말하는 경제 활성화나 강한 안보 등은 오히려 젊은 층도 크게 거부감을 갖지 않는 주제들”이라며 “문제는 전달 방법이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같은 말도 진정성 있고 친근감 있게 들리도록 하는 스킬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지지자까지 바보 만든 것”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 견제 역할 미흡, 선거 전략상 실수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사당동에 거주 중인 직장인 조모 씨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게 야당이 된 한국당의 역할인데 그걸 안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돼서 일자리 없어지고, 새 교과서에 ‘자유’ 개념이 빠져도 한국당은 별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30대 윤모 씨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6.13지방선거 참패 사과 퍼포먼스) 현수막을 보고 ‘내가 이 정당을 찍은 게 잘못이었나?’라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잘못했다고 하면 자신들을 뽑아준 유권자까지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며 “그보다는 ‘저희가 부족했다’고 해야 뽑아준 유권자와 뽑아주지 않은 유권자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황정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