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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1000만원 줄었는데 이자는 늘어" 커지는 빚의 수렁


입력 2018.06.22 06:00 수정 2018.06.22 05:57        이미경 기자

변동금리 상승폭 확대로 이자부담 확대

시장금리 상승추세, 가계빚 부실화 주목

대출원리금 상환에 따른 이자금액은 갚아나갈수록 줄어야하지만 거꾸로 늘어나고 있어 이자부담에 따른 가계빚 부실화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대출원리금 상환에 따른 이자금액은 갚아나갈수록 줄어야하지만 거꾸로 늘어나고 있어 이자부담에 따른 가계빚 부실화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 지난해 5월, 대출금 3억을 빌려 집을 구매한 김씨. 30년 상환기간을 두고 1년전 5월 주택담보대출(잔액 코픽스 변동금리)을 연 3.32%의 금리로 원리금 상환을 시작했다. 1년정도 원리금을 갚아나가던 김씨는 대출금 잔액을 확인하다가 대출원금은 1000만원 가까이 줄었지만 내야하는 연 이자액은 1년전보다 22만원이 늘어난 사실을 알게됐다. 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원금은 늘고 이자는 줄어야하지만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갚아야할 이자 부담은 더 늘었다는 분석이다.


대출원리금 상환에 따른 이자금액은 갚아나갈수록 줄어야하지만 거꾸로 늘어나고 있어 이자부담에 따른 가계빚 부실화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씨가 느끼는 이자상환에 대한 부담은 1년전에 비해 확실히 높아졌다. 시중은행들의 변동 대출금리는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지난해 말을 시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들의 주택담보대출 코픽스 잔액 금리는 최대 가이드금리 상단기준으로 연 4.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들어 변동금리의 상승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이날 시중은행들의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변동금리형)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이 연 3.52~4.72%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5월말(3.29~3.71%)보다 0.23%포인트가 올랐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달 들어서만 0.03%포인트 상향됐다. 신한은행은 3.13~4.48%를 기록했고, 하나은행(3.07~4.27%), 우리은행(3.23~4.23%)과 농협은행(2.80~4.42%)도 1년전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금리 상승세로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는 앞으로 이자상승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75~2.0%로 0.25%포인트 올렸다. 앞으로 두번 더 인상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시장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몇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변동금리로 돈을 빌렸던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내 5%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유럽도 긴축으로 방향을 튼 만큼 향후 추세적인 방향성은 금리인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 비중은 여전히 절반이상을 점하고 있다. 무엇보다 3년이나 5년 고정금리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주담대'의 경우 이자부담에 대한 시기가 늦춰질 뿐 변동금리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도 위험부담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고정금리 비중을 높이며 독려하고 있지만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금리수준이 여전히 높아 적극 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많은 대출자들이 고정금리보다 낮은 변동금리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시중은행들에게 고정금리 비중 목표치를 제출하도록 독려하지만 변동금리 비중은 여전히 50% 이상을 훨씬 상회한다"며 "고객들에게 아직 변동금리 보다 높은 고정금리를 권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변동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경우에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부실화가 커질수 있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주담대 연체율은 0.19%로 전월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1500조 규모로 점차 늘고 있지만 가계 디폴트로 전환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겠지만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가계 부채 수준이 최악의 상황으로 발전하기는 힘들지만 현재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만큼 가계빚 부실화 가능성을 항상 예의주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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