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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 보장성 보험 민원 점증…고객보다 회사가 우선?


입력 2018.06.22 06:00 수정 2018.06.22 05:58        부광우 기자

보장성 상품 민원 1년 전보다 5.3%↑…나 홀로 증가세

"향후 보험사에 유리" 경쟁 확산…소비자 보호 어디에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보장성 상품과 연관된 민원은 1957건으로 전년 동기(1859건) 대비 5.3%(98건)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상품들에서의 민원이 일제히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대조되는 모습이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보장성 상품과 연관된 민원은 1957건으로 전년 동기(1859건) 대비 5.3%(98건)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상품들에서의 민원이 일제히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대조되는 모습이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보장성 상품을 둘러싼 민원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시 보험사의 재무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보장성 상품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이를 두고 생보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와중 벌어진 현상이다.

결국 생보사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리한 영업을 벌이면서 고객들의 불만과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그 어느 때보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생보업계를 향한 안팎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생보사들의 보장성 상품과 연관된 민원은 1957건으로 전년 동기(1859건) 대비 5.3%(98건)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상품들에서의 민원이 일제히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대조되는 모습이다. 저축성 상품은 375건에서 268건으로, 변액 상품은 1322건에서 1098건으로, 각각 28.5%(107건)와 16.9%(224건)씩 민원이 감소했다. 연금 상품의 민원도 1011건에서 888건으로 12.2%(123건) 줄었다.

생보사별로 보면 ING생명 보장성 보험에서의 민원이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각 사별로 보유하고 있는 보장성 상품 계약 10만건 당 환산 민원에서 ING생명은 8.75건으로 이 기간 생보업계에서 유일하게 8건을 넘겼다.

이어 같은 기준으로 흥국생명이 7.40건, KDB생명이 7.20건, 교보생명이 7.18건으로 7건 이상을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생명(6.99건)·한화생명(5.45건)·미래에셋생명(5.44건)·푸르덴셜생명(4.39건)·AIA생명(4.34건)·처브라이프생명(4.00건) 등이 보유 계약 10만건 대비 보장성 보험 민원 빈도 상위 10개 생보사에 이름을 올렸다.

보장성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늘어나는 민원에 남다른 우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최근 들어 생보업계에서 해당 상품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서다. 생보사들을 향한 고객들의 불만이 더욱 넓게 확산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1~3월 생보사들의 초회보험료에서 보장성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전년 동기(10.7%) 대비 2.7%포인트 상승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보장성 상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배경에는 IFRS17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회계에서 보장성 보험은 판매 첫 해 보험사에게 손해를 발생시키지만, 2021년 IFRS17가 시행되면 거꾸로 처음부터 이익을 안겨주는 효자 상품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보장성 보험의 영업 확대를 둘러싼 생보사들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고객들의 민원이 지금처럼 계속 늘어나게 될 경우 생보사들이 회사에 유리한 상품을 팔기 위해 소비자를 뒷전에 두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점점 소비자 보호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은 생보업계에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누구보다 이를 중요하게 여겨온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최근 금융감독원장이 되면서 은행과 증권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민원이 많은 보험업계에는 긴장감이 팽배해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 간 영업 경쟁이 가열될수록 판매 과정에서 상품이 가진 단점이 고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가입자들의 민원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며 "금융당국이 금융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의 민원 감축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져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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