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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주파수 경매, 쩐의 전쟁 대신 ‘실리’ 택했다 (종합)


입력 2018.06.18 19:56 수정 2018.06.18 21:00        이호연 기자

과기정통부 세수보다 산업적 기회에 초점...3.6조원 낙찰

꽃놀이 패 쥔 LGU+, 3.5GHz서 실리 택한 ‘80MHz폭’

5G 주파수 경매 안내 표지판이 설치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5G 주파수 경매 안내 표지판이 설치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과기정통부 세수보다 산업적 기회에 초점...3.6조원 낙찰
꽃놀이 패 쥔 LGU+, 3.5GHz서 실리 택한 ‘80MHz폭’


과열은 없었다. 차세대 이동통신 5세대(5G) 주파수 경매 최종 낙찰가는 시작가에서 3400여억원 오른 3조6000억원대에 형성됐다. 정부의 주파수 경매 설계와 통신3사의 실리를 추구한 전략에 따른 결과이다.

일각에서는 이틀만에 종료된 주파수 경매가 흥행이 실패했다며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어느정도 예상됐던 결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매 전부터 “세수 확보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산업인 5G 상용화를 선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고 강조한 바 있다. 사업자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합리적으로 5G 주파수를 얻었다는 분위기다. 내년 3월 5G 본격 상용화만 남았다.

◆ 3.5GHz 대역 100-100-80MHz폭 결정
과기정통부는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5G 주파수 경매 2일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3.5GHz 대역과 28GHz 대역에서 최종 주파수 낙찰가가 결정되며 전체 주파수 경매가 종료됐다.

경매 결과 뜨거운 감자였던 3.5GHz 대역은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00MHz폭씩, LG유플러스가 80MHz폭을 가져갔다. 각 대역의 위치는 LG유플러스(3.42∼3.5㎓), KT(3.5∼3.6㎓), SKT(3.6∼3.7㎓) 순이다. 낙찰가는 SK텔레콤 1조 2185억원, KT 9680억원, LG유플러스 8095억원이다. 28GHz는 이통3사가 사이좋게 2100억원 미만의 가격으로 800MHz폭씩 나눠가졌갔다.

당초 SK텔레콤이 3.5GHz 대역에서 최대 폭인 100MHz 폭을 가져가겠다고 공헌한만큼, KT와 LG유플러스가 남은 180MHz폭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실리를 택해 저렴한 가격으로 80MHz폭을 가져갔다. 가입자 대비 가장 많은 주파수 폭을 보유했다는 여유와 케이블 업계와의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최선의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덕분에 KT는 1조도 안되는 가격에 3.5GHz 대역에서 100MHz폭을 가져갈 수 있었다.

경매 1일차를 살펴보면 입찰 유예가 두 번 있었는데 LG유플러스가 이를 통해 80MHz폭을 가져가겠다고 시그널을 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경매 첫날인 지난 15일 3.5GH 대역은 6라운드까지 252억원 소폭 올랐다. 이통3사가 자존심 싸움을 벌이며 탐색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매 첫날 종료가 되면 과기정통부는 물론 사업자들도 담합이나 주주들로부터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이튿날 9라운드에서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 각 사는 주파수 경매가 끝나고 일제히 “합리적인 판단으로 원하는 대역을 확보했다”며 만족스러운 입장을 강조했다.

18일 류제명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이 과천 정부청사에서 5G 주파수 경매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18일 류제명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이 과천 정부청사에서 5G 주파수 경매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5G에서는 모두가 승자”...와이브로 주파수 재공급 검토
과기정통부 또한 무난한 5G 경매 결과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경매에서는 사업자들이 상대방을 견제하기 위해 허위로 베팅하는 것을 막는 장치가 설계됐다. 일단 블록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라운드가 진행되면 무조건 낙찰가가 올라가거나, 한번 블록을 추가하면 ‘금액선택입찰’을 해야만 낮출 수 있는 등의 규칙이다.

또 과도한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라운드가 올라갈때마다 더해지는 입찰증분 역시 0.3%로 최소화 했다. 과거 경매에서는 0.75%대에서 이뤄졌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이번 경매 결과는 5G 이동통신 시대 글로벌 경쟁을 선도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경쟁사에 대한 견제보다 시장 선도자가 되는데 초점을 맞추고 경매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번 주파수 공급으로 우리나라가 필수적인 중대역(3.5GHz) 대역과 초고대역(28GHz) 주파수를 확보했다는 평이다. 다만 의도적으로 조기 경매를 유도하거나 연장할려는 계획은 없었다고도 못박았다.

류제명 국장은 “과거 경쟁사를 견제하는 등 네거티브가 있었다”며 “이번 경매는 상대에 대한 견제보다 진정한 수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 증액 또는 증분을 조정하려는 의도는 있었지만, 조기 경매나 연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류 국장은 “당초 저희가 할당방안에 대해 말했듯 산업 경제적인 측면 말고도 어떤 나라보다 우리가 가장 저렴하게 5G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책 목표였다”며 “의도한대로 5G에서는 모두가 다 승자가 되는 결과를 만들어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2019년 3월 종료되는 2.5GHz 대역에 대해서도 추가 공급을 예고했다. 현재 2.5GHz 대역은 와이브로를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5GHz 대역을 5G로 할당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트래픽, 기술 진화 등을 분석해서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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