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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눈치보기?’…카드사들,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 속도


입력 2018.06.18 06:00 수정 2018.06.18 06:46        배근미 기자

신한-KB국민카드, PC오프제 확대 적용 및 자율출퇴근제 운영 '확산'

삼성카드 등도 선제적 도입 및 시행 예정…조기 시행 기대·우려 교차

카드사들이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에 발맞춰 조기 도입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선제적 도입 압박이나 카드 수수료 재산정과 같은 규제 관련 정책 이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의 요구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들이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에 발맞춰 조기 도입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선제적 도입 압박이나 카드 수수료 재산정과 같은 규제 관련 정책 이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의 요구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들이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에 발맞춰 조기 도입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선제적 도입 압박이나 카드 수수료 재산정과 같은 규제 관련 정책 이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의 요구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매주 3일(월, 수, 금)만 시행하던 PC-OFF(피시오프)제를 주 5일로 확대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PC-OFF제란 퇴근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컴퓨터가 종료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또 그동안 본사와 지점에만 적용되던 자율출퇴근제를 운영센터까지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KB국민카드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일환으로 다음달부터 시차출근제 확대 도입에 나선다. 지난 4월부터 직원 1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던 시차출근제는 일괄 9시였던 출근시간을 개인 상황에 따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밖에도 KB국민카드는 기존 7시 30분으로 맞춰져 있던 PC-OFF제 시간을 30분 앞당긴 7시로 재조정하기로 했다.

삼성카드 역시 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확정짓고 현재는 이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방안에 대해 막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재 인사부서를 중심으로 52시간 초과근무 방지를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아마 다음주 쯤이면 제도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안이 내부 공지 등을 나오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경우 당초 고객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1년의 유예기간을 인정받아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압박에 나서면서 조기 도입 분위기가 확산됐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4월 시중 은행장들을 만나 “금융권은 특례업종임을 고려해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내년 7월로 유예했지만 노동시간 단축을 조기에 도입하길 바란다"고 요청한 바 있다.

여기에 카드업권이 처한 현실 역시 이같은 정부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권에 대한 정부의 압박은 곧 해당 금융지주 계열사인 카드사로 직결돼 있는 데다 카드업권에 대한 현 당국의 규제 방침에 따라 수익 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이른바 ‘눈치보기’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올 하반기 금융위 등 3개 부처가 참여한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 TF를 통해 적격비용 산정을 통한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정돼 있고 최근에는 지방선거 주요 이슈 중 하나로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카드수수료 제로화 공약’이 선언된 상황"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대출규제 등 업권에 대한 당국 압박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당초 일정대로 마냥 고수하기만도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내부에서는 당초 예정보다 발빠르게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정하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한 이후 워킹맘이나 원거리 출퇴근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반면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은 근무시간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더불어 부서 별로 각기 다른 근무환경 속에서 단축근무제 도입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욱 깊은 고민과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더라도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느냐 하는 부분은 또 다른 문제”라며 “업무 특성 상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거나 외부일정이 많은 부서의 경우 어느 수준까지 근무로 인정받을 것인가가 뚜렷하지 않고, 유연근무제나 PC-OFF제 등도 개별사에 따라 유명무실해질 우려도 충분히 있어 제도가 실효성 있을지 여부는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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