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재가열…식약처에 날 세우는 담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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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6월 19일 08:07:04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재가열…식약처에 날 세우는 담배업계
    일반 연초와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공인분석법 전무
    유해성 입증은 세금 인상과 직결…식약처-담배업계 갈등 장기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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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6-13 06:00
    최승근 기자(csk3480@dailian.co.kr)
    ▲ 지난 7일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식약처 발표 이후 유해성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연합뉴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이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가 발단이 됐다. 일반 연초 시장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재도약을 모색했던 담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연초에 비해 유해물질이 적다는 점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담배업계가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

    지난 7일 식약처는 시판 중인 아이코스, 글로,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5가지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타르는 일반 연초 담배에 비해 더 많이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담배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3사 중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식약처 발표 직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와 일반 담배의 연기는 구성성분이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배출총량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는 마치 디젤자동차의 배기가스와 수소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의 오염물질을 비교하지 않고, 단순히 총량을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또 식약처가 일반 담배보다 많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타르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를 인용해 “타르는 담배규제의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으며, 타르 수치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1일에는 BAT코리아도 식약처의 연구 결과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박에 나섰다.

    회사 측은 “식약처가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가 BAT의 검증된 자체 연구결과와 부합한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 담배 대비 유해성분 배출량이 상당히 감소됐음에도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가 잠재적 유해성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놀라우며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타르 수치에 대한 식약처의 분석결과가 오도적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와 같이 궐련에 불을 붙여 태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 같은 타르를 생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들 담배업체들은 외국 보건당국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연초를 같은 방식으로 비교하는 것은 오도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 연초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그대로 적용해 분석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최근 독일 연방 농림식품부 소속 독일연방위해평가원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 물질을 연구한 결과, 일반 담배보다 주요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80~95%,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97~99% 적게 배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보건의료과학원도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연기 속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90% 이상 적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최근 출시돼 연구사례가 많지 않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도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에 궐련형 전자담배 분석을 위해 일반 담배 공인분석법인 ISO 및 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맞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립모리스사의 분석 방법을 적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필립모리스의 방법은 타르 분석 시 자체 개발한 장비를 통한 분석방법으로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방법”이라며 “독일 연방위해평가원에서도 필립모리스에서 자체 개발한 방법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공인분석법이 아니며, 보건당국에서 적용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한편 담배업계는 보건당국의 이번 발표가 정부 규제 강화의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동안 진통을 겪었던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안의 핵심은 ‘유해성 여부’였다. 아직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보건당국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일반 연초 수준의 세금 인상도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보건당국에 의해 유해성이 일부 입증되고 세금까지 인상될 경우 시장에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 1년을 맞아 막 국내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담배업계가 이번 유해성 논란에서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의 연구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담배업체 측에서도 추가 연구 결과를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필립모리스는 오는 18일 최신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아이코스를 이용한 약 1000명의 성인 흡연자를 대상으로 6개월 간 연구한 것이다. 이날 발표에서는 간접 노출과 치아 변색 등에 대한 연구 결과도 발표된다.[데일리안 =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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