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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지원은 물론 매장 관리까지…편의점업계 “가맹점주 잡아라”


입력 2018.06.12 06:00 수정 2018.06.12 05:58        최승근 기자

전국 4만여개로 점포 수 포화, 인건비 부담으로 창업 관심도 하락

학비 및 경조사 지원, 자녀 캠프 등 가맹점주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 도입

기존 가맹점주들을 사수하기 위한 편의점 가맹본부의 경쟁이 치열하다. 올 들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뛰면서 인건비 부담으로 편의점 창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데다, 편의점이 들어설 만한 상권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탓이다. 이에 편의점 가맹본부들은 전기료, 법률 상담 등 각종 비용 지원은 물론 점주가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대신 점포를 관리해주는 제도 등을 잇따라 도입하며 이른바 ‘집토끼’ 지키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12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주요 편의점 5사의 점포 수는 4만개를 돌파했다. 전국 방방곡곡, 골목골목 마다 편의점이 들어선 셈이다.

1인 가구가 늘고 편의성을 중시한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편의점은 할인마트를 제치고 가장 중요한 유통채널로 부상했다. 한 때는 치킨집과 함께 은퇴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편의점 창업을 준비하려는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신규 개점 수에서 폐점 수를 뺀 순수 증가 점포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증가세는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정도로 뚝 떨어졌다. 여러 점포를 동시에 운영했던 점주들은 점포를 줄이고 있고, 인건비나 임대료 문제로 폐점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내는 편의점 가맹본부들은 비상이 걸렸다. 최근 몇 년 사이 자체 브랜드(PB) 상품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투자비용도 증가한 탓에 가맹점 수 감소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규 점포 개발도 이전 보다 훨씬 까다로워졌다. 4만여개가 넘는 점포가 이미 운영 중이고, 타 브랜드 점포까지 포함된 거리 제한 규정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점포를 만들 만한 입지를 찾기 힘들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기존 가맹점주들을 사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제한된 시장에서 점포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경쟁 점포를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입지에 위치한 매장의 경우 점주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며 이른바 간판갈이를 권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여러 개의 점포를 동시에 운영하는 점주들은 영업사원들에게 좋은 타깃이 되고 있다. 인건비가 부담됐던 점주 입장에서는 보다 좋은 조건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고, 가맹본부는 한 번에 여러 점포를 늘릴 수 있어서다.

일선 영업 현장에서의 치열한 마케팅과 더불어 본사 차원에서도 복지나 비용 지원 등 점주 친화 정책을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CU가맹본부 담당 직원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점포 운영 전략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BGF리테일 CU가맹본부 담당 직원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점포 운영 전략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BGF리테일

CU는 매장 운영으로 경조사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들을 위해서 ‘가맹점 긴급인력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가맹점 긴급인력 지원제도’는 가맹점주가 본인 또는 가족의 결혼이나 장례 등 경조사 참석 필요 시 본사에 신청을 하면 직영점에 확보돼 있는 긴급 근무 인력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가맹점주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 지원도 시행하고 있다. 지역 병원 등과의 제휴를 통해 종합건강검진을 70% 할인된 가격으로 받을 수 있다.

가맹점주 대부분이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다양한 정비 서비스를 지원하는 ‘차량정비지원 제도’도 운영 중이다. 배터리 및 타이어 교체 등 총 13가지 정비 서비스를 전국 600여 애니카랜드 제휴점을 통해 최대 33%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SK장기렌트카 렌트료도 할인 받을 수 있다.

GS25는 전국의 한화 리조트와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 회원권을 구매해 가맹점주가 회원 가격으로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가맹점의 휴양시설 이용 건수는 1000건을 넘어서며, 갈수록 그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GS25는 휴양시설 전담 직원을 배치하고 가맹점 응대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가맹점주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경영주 법률 자문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영주와 근무자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단체상해보험 비용을 전액 GS25 본부가 부담하는 상생제도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영주 직계가족의 경조사에 경조사비 및 장례용품, 장례지도사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경영주와 근무자의 건강검진 할인, 리프레쉬 휴가지원 등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가맹점주 고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시중 은행과 연계해 ‘대학생 자녀 등록금 무이자 대출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주 자녀의 경우 세븐일레븐 입사 시 채용 우대 혜택도 있다.

자녀 캠프는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복지 프로그램이다. 점포 근무로 인해 방학기간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착안해 기획한 상생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매년 2회 우수 경영주(회당 25명)를 초청해 2박3일 일정으로 해외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선진 편의점 문화와 시스템 견학을 통한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고, 경영주의 지친 마음을 리프레쉬 할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정보람 GS25 상생협력팀 담당자는 “여러 소통채널을 통해 실질적으로 가맹점에서 원하는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맹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상생 제도 운영으로 가맹점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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