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은 억울함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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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19일 16:10:57
    김기덕 감독은 억울함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재근의 닭치고tv>성폭력 무혐의라고 A씨가 무고했다고 단정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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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6-09 08:08
    하재근 문화평론가
    ▲ 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고소했던 여배우 A씨를 무고로, ‘PD수첩’ 제작진과 해당 프로그램 인터뷰에 응했던 여배우 2명을 명예훼손으로 각각 고소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

    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고소했던 여배우 A씨를 무고로, ‘PD수첩’ 제작진과 해당 프로그램 인터뷰에 응했던 여배우 2명을 명예훼손으로 각각 고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덕 감독이 ‘복수심에 불타고 있다’, ‘보복이 있을 것이다’는 보도가 나와 크게 화제가 됐지만 영화 관계자라는 사람의 주장에 불과하다.

    김기덕 감독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고소장과 변호사의 말일 텐데, 변호사는 김 감독이 ‘되게 억울해서 고소를 했다’고 설명했다. 고소장에선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중에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피디수첩’ 내용과 같은 성폭행범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상대편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상당히 억울한 심경을 비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왜 이제야 대응하느냐는 점이다. 'PD수첩‘ 제작진은 충분한 반론 기회를 김 감독에게 부여했다고 주장한다. 제작진이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면 김기덕 감독에겐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할 기회가 이미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억울하다면 왜 그때 침묵했을까? 방송 후 크게 이슈가 됐기 때문에 주변에서라도 김 감독의 억울함을 항변했을 법한데 그런 사람도 없었다.

    ‘PD수첩’ 제작진이 김기덕 감독에게 연락도 안 하고 여성들의 말만 일방적으로 방송했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그렇지 않고 김기덕 감독에게 취재를 했다면, 제작진을 탓하기 힘들다. 김기덕 감독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해명을 했다면 방송 자체가 안 됐을 수 있다. 그랬다면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원천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PD수첩’이 김 감독에게 취재했다면, 왜 여성들의 주장이 방송되도록 방치했다가 이제야 법에 의지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한 해명도 필요해보인다.

    경찰 측이 수사를 하고 싶어도 피해자들이 더 나오지 않아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PD수첩’에서 인터뷰를 했던 두 명의 여배우 사례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수사를 하려면 다른 피해자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의지는 활활 타오르고 있는데 피해자분들이 도와주지 않으신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혹시 김기덕 감독이 그동안 분위기를 보다가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처음에 들불처럼 고발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에선 가만히 있다가, 경찰 수사가 벽에 부닥쳤다는 것을 확인하고 행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정말 김 감독 말대로 'PD수첩‘이 악의적으로 방송하고 여배우들이 거짓말했을 수도 있다. 다만 피해자들이 나서지 않는 점을 김 감독이 이용하는 거라면 비난이 제기될 수 있다. 성범죄 사건은 보통 피해자들이 수치심, 2차 피해 우려 등으로 잘 나서지 않는다. 피해자의 그런 약점을 악용해서 가해자가 큰소리치는 거라면 대중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향후에 법정에서 가려야 할 상황이 됐다.

    여배우 A씨에 대한 무고 고소는, A씨가 김 감독을 고소한 혐의 중 폭행만 인정되고 나머지 성폭력 관련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가 내려졌기 때문에 이루어졌다. 이 불기소 판정을 바탕으로 A씨가 김기덕 감독을 무고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사 김 감독에게 무혐의가 나왔다 할지라도 A씨 입장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할 만한 나름의 정황이 있다면 무고죄 성립이 안 된다. 성폭력 무혐의라고 해서 무조건 A씨가 무고했다고 단정할 순 없는 것이다. 결국 이 부분도 법정에서 진실을 가려야 할 상황이다. 김 감독의 억울함이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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