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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억 몸값 하는 차우찬, LG가 옳았다?


입력 2018.06.07 08:05 수정 2018.06.07 08:05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최근 4경기 연속 QS로 상승세인 차우찬

시즌 초반 부진 씻고 '모범 FA' 진가 드러내

최근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차우찬. ⓒ 연합뉴스 최근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차우찬. ⓒ 연합뉴스

'4년 총액 95억원'

LG가 FA 차우찬을 영입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의 규모다. FA 계약 시점에서의 기록을 감안하면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결국 이 계약은 시간이 흐를수록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은 지난 1일 잠실 넥센전에 등판했다. 연이은 사건사고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넥센이지만 김하성, 박병호, 이정후가 부상에서 복귀하며 타선만큼은 확실한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었기에 차우찬으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등판이었다.

하지만 차우찬은 그야말로 완벽한 피칭을 보이며 넥센 타선을 봉쇄했다. 2회 박병호를 상대로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선취점을 내주었지만 사실상 넥센의 공격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차우찬은 8회 1사까지 넥센 타자 그 누구에게도 홈을 허용하지 않았다.

7.1이닝동안 1실점만을 기록하며 빼어난 피칭을 선보인 차우찬은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5월 15일 경기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시간이 갈수록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지난 시즌 피로회복의 문제였는지 구위가 떨어져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차우찬의 연속 퀄리티스타트가 시작된 5월 15일 경기 전까지 차우찬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8.42에 달했다. 1이닝 당 거의 1점씩 실점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부진한 투구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5월 6일 두산전 9실점 이후 한 차례 등판을 건너뛰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차우찬은 이후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 해 이상의 구위와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어느덧 차우찬의 평균자책점은 5.29까지 내려갔다. 한 달도 되지 않은 시간에 무려 3점 이상을 내린 것.

차우찬이 국내 선발 에이스의 면모를 회복한 것이 LG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다. LG가 2016시즌처럼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선발야구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LG는 라이벌팀인 두산이나 홈런군단 SK처럼 강력한 장타를 보유한 팀이 아니다.

'타격기계' 김현수가 최근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공격력이 강화되긴 했지만 타선의 강함은 아직 리그 중위권이다. LG가 선두권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LG는 외국인 원투펀치 소사와 윌슨이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차우찬이 부진함으로 이를 뒷받침할 '국내 에이스'의 존재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었다. 임찬규가 시즌 7승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지만 퀄리티스타트가 4회에 불과할 정도로 에이스라 하기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차우찬이 최근 같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LG는 소사-윌슨-차우찬-임찬규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완성할 수 있다. 차우찬의 반등과 함께 LG의 성적도 올라가고 있는 이유가 결코 우연이 아닌 이유다.

차우찬이 LG 유니폼을 입게 된 2년 전 겨울, 그 계약규모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았다. 국가대표팀에도 뽑히는 차우찬의 구위는 모두가 인정하지만 과연 그가 쌓아온 커리어가 4년 95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이냐는 지적이었다.

커리어 상으로 차우찬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장원준이 4년 84억이었고 구단 사정상 단년계약을 해야 했던 양현종과 부상을 당했던 김광현에게는 각자 사정이 있긴 했지만 차우찬의 계약 규모는 국가대표 좌완 원투펀치인 김광현, 양현종 이상이었다.

하지만 LG는 차우찬의 미래 가치에 더 주목했다. 주로 뜬공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차우찬에게는 구장이 가장 넓은 잠실이 최적의 홈구장이다. 잠실효과로 인한 성적 상승을 기대한 것이다. 실제로 차우찬은 지난 시즌 규정이닝을 소화한 시즌을 기준으로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175.2이닝 3.43)

두 번째로 현재 KBO리그에 FA를 획득할 예정인 선수 중 차우찬 수준의 선발투수가 시장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FA 자격 재취득을 앞두고 있는 장원준은 그간 누적된 이닝 탓인지 34세 시즌인 올해 예년과 같은 구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FA를 통해 선발투수를 보강하고 싶어도 마땅한 투수가 없어 영입할 수 상황이 온 것이다.

때문에 차우찬을 영입하며 LG가 기대했던 '미래 효과'가 현실이 되고 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FA 2년차 시즌 최악의 부진으로 거품 논란이 제기도 했지만 차우찬은 본인의 클래스를 증명이라도 하듯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LG의 차우찬 영입은 미래 가치와 시장 상황을 두루 살핀 현명한 계약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글: 이정민,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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