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털기' 미래먹거리까지 망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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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털기' 미래먹거리까지 망칠 것인가
    <이강미의 재계산책> 참여연대, 이재용 승계로 확전...이미 법정서 "관련없다" 판결
    상황바뀌었다고 결과 뒤집어선 안돼...경영적 판단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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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6-05 10:36
    이강미 기자(kmlee5020@dailian.co.kr)
    ▲ 인천시 연수궤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오는 7일 첫 회의가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이 회사의 '분식회계' 계' 논란의 시시비비를 따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강미의 재계산책> 참여연대, 이재용 승계로 확전...이미 법정서 "관련없다" 판결
    상황바뀌었다고 결과 뒤집어선 안돼...경영적 판단 존중해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논란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장부 부풀리기 의혹을 넘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문제로까지 번지면서 경제계를 후끈 달구고 있는 사안으로 확전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는 점이다.

    당초 이 문제는 참여연대가 2016년 말부터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최순실 (최서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특별검사 팀까지 가세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프레임’으로 엮기 위해 삼성물산 합병과 연관지어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승계와 무관하다’고 판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1심 재판부는 물론 ‘포괄적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던 1심 재판부조차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현안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확대와 무관하다”며 승계 작업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당국의 ‘고무줄 잣대’탓이 크다

    작년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큰 문제가 없다던 금융감독원 (이하 금감원)이 지난 5월 초 입장을 돌연 번복하면서 논란을 키웠기 때문이다.

    특히 새 정권이 들어선 뒤 금감원의 '결론'이 뒤집혀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의 입장 번복이유는 당시 확인되지 않았던 부분이 나타났다는 것인데, 이 것이 입장을 180도 바꿀 정도로 명쾌하지는 않다는 게 문제다.

    참여연대 출신인 당시 김기식 금감원장이 이 사건에 대해 “참여연대 시절부터 이 문제를 들여다봤다”면서 “증권선물위원회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결국 다 넘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단정적 발언을 하면서 ‘윗선’의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그도 그럴 것이 외유성 출장 논란 와중에도 ‘김기식 지키기’를 지켜봤던 이들은 그의 발언이 ‘삼성 패싱’으로 일관하는 현 정부의 스탠스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볼 소지가 다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을 겨냥해 참여연대와 정부가 또다시 ‘승계’ 문제 쪽으로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금감원이 입장번복을 통해 감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자초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가 3차에 걸친 격론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의견대립만 확인한 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만 봐도 그렇다.

    감리위에 참석한 금융위 소속 3명조차 찬성과 반대, 유보로 입장이 모두 엇갈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 일각에서 금감원이 처음부터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 한 정황이다.

    삼성은 ‘고의적으로 회계기준을 위반’했나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직전 해인 2015년 회계연도에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회계’에서 '지분법 회계(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에 대해 회계규정 위반으로 볼 것인가 여부가 이번 사안의 핵심이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3300억 원을 합작 투자해 세운 자회사 바이오에피스 지분의 공정가액(시장가)이 4조8000억원으로 평가됐고, 이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장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금감원과 참여연대 등은 삼성이 갑자기 회계기준을 바꾼 시점과 시장가액으로 회계장부를 바꾸면서 미래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 측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해 회계변경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2015년 7월 바이오젠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삼성바이에픽스 측에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레터(Letter)’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바이오젠 재무최고책임자가 최근 “바이오에피스 투자가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평가할 것”이라며 “바이오젠의 목표는 장기적으로 조인트벤처(바이오에피스)에 남아있지 않는 것”이라고 밝혀 삼성 측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이강미 데일리안 산업부장.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산정, 지나치게 부풀려졌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물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설립당시 제품개발이나 생산 등 거래실적이 전혀 없었다. 따라서 미래가치도 산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삼성이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나스닥상장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 에피스는 엔브렐과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의약품이 2015년 10월과 12월 잇따라 한국에서 판매 승인을 받으면서 기업가치도 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계획은 한국거래소의 ‘국내 상장’요구로 무산됐다. 한국거래소는 당시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삼성의 국내 상장을 강력히 원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 1심 재판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열풍이 불어닥쳤고, 지금도 여전히 바이오산업은 미래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도 미래먹거리 육성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을 꼽은 게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 역시 지난 2010년 ‘바이오’를 5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사업을 키워나가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번 분식회계 논란으로 사업은 올스톱 되다 시피 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무려 8조원 이상 날아갔다.

    바이오산업의 특성 이해해야

    바이오산업은 사업특성상 일반 제조업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기초기술을 쌓는 연구개발단계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이것이 상용화돼서 의미있는 실적을 거두기까지는 통상 4~5년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휴대폰의 경우는 디스플레이 보다 훨씬 더 시간이 단축된다. 중국의 휴대폰이 급성장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오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에서 임상을 거쳐 의미있는 매출이 나오기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 그만큼 호흡이 긴 산업이다. 이런 점 때문에 신약 승인 허가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가치평가를 산정해 미리 회계에 반영하는 경우가 흔하다.

    건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 옳았던 경영적 판단이, 상황이나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지금에 와서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기업 때리기다.

    이제 공은 오는 7일 첫 회의가 예정된 증권선물위원회로 넘어갔다. 세간의 의혹대로 ‘삼성 패싱’을 위한 결론이 아닌,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을 위해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길 기대한다.[데일리안 = 이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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