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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칠 때 떠난 지단, 레알 감독 단명사


입력 2018.06.01 07:17 수정 2018.06.01 07:3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2년 반동안 챔피언스리그 우승 3연패

박수칠 때 떠난다는 격언 몸소 실행

지난 10년간 레알 마드리드 감독 ⓒ 데일리안 김윤일 지난 10년간 레알 마드리드 감독 ⓒ 데일리안 김윤일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일궈낸 지네딘 지단(46) 감독이 갑작스러운 사퇴를 발표했다.

지단 감독은 3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팀과 나 자신을 위해 물러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레알 마드리드는 계속 승리해야 하고 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른 목소리도 필요하다. 내가 사퇴를 결심한 이유”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 몸담아 세계 최고 자리에 올랐던 지단은 은퇴 후 2군 감독을 거친 뒤 2016년 1월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후임으로 팀의 수장 자리를 맡았다.

지단의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지단 감독은 팀을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았고,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갑작스러운 퇴진 이유에 대해 스페인은 물론 유럽 전체가 발칵 뒤집힌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지단 감독이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일군 이상 더 이룰 것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극성이 상당한 스페인 언론의 관심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사실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은 2000년대 갈락티코 정책이 시작된 이래 매 시즌 우승 트로피를 감독에게 요구하는 매우 고단한 자리다.

2000년 이후 레알 마드리드가 무관에 그친 시즌은 고작 세 차례. 2004-05시즌부터 2년 연속 빈손에 그쳤을 때에는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부터 무려 4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가장 최근이었던 2009-10시즌에는 역대 감독 중 가장 높은 승률(75%)을 기록한 마누엘 페예그리니와 이별을 선택했다.

여기에 2014-15시즌에는 FIFA 클럽 월드컵 트로피만 가져다 준 세계적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를 경질했다. 재임 2년간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데 이어 역사적인 챔피언스리그 라 데시마(10회 우승)의 공로가 있었음에도 사퇴 수순을 피하지 못했다.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 감독 역사에서도 독보적이다. 그는 지난 2년 반 동안 팀을 이끌면서 무려 9개의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승률 역시 69.8%(149경기 104승 29무 16패)로 뛰어난 편이다.

지단의 우승 횟수는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 미겔 무뇨스(14회 우승) 다음 가는 수치다. 특히 무뇨스가 레알 마드리드서 최장 기간 및 최다 경기(14년, 595경기) 감독직을 맡았던 인물인 점을 고려할 때 지단의 업적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최근 10년으로 좁혀보면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았던 사령탑은 7명이었고, 모두 승률 50% 이상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중 3명의 승률은 무려 70%가 넘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가 아니라면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할 수 없었다.


지난 10년간 레알 마드리드 감독

베른트 슈스터(2007년 7월~2008년 12월)
- 75경기 44승 9무 22패(승률 58.7%)
- 리그 1회, 스페인 슈퍼컵 1회

후안데 라모스(2008년 12월~2009년 6월)
- 27경기 18승 1무 8패(승률 66.7%)

마누엘 페예그리니(2009년 6월~2010년 5월)
- 48경기 36승 5무 7패(승률 75%)

조제 무리뉴(2010년 5월~2013년 6월)
- 178경기 128승 28무 22패(승률 71.9%)
- 리그 1회, 국왕컵 1회, 스페인 슈퍼컵 1회

카를로 안첼로티(2013년 6월~2015년 5월)
- 119경기 89승 14무 16패(승률 74.8%)
- 국왕컵 1회, 챔피언스리그 1회, UEFA 슈퍼컵 1회, FIFA 클럽월드컵 1회

라파엘 베니테즈(2015년 6월~2016년 1월)
- 25경기 17승 5무 3패(승률 68%)

지네딘 지단(2016년 1월~2018년 5월)
- 149경기 104승 29무 16패(승률 69.8%)
- 리그 1회, 스페인 슈퍼컵 1회, 챔피언스리그 3회, UEFA 슈퍼컵 2회, FIFA 클럽월드컵 2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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