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헬리오시티 입주폭탄으로 역전세난?…10년전 입주대란 보니
2008년 연말 ‘역전세난’→2009년 1월 ‘전셋값 상승’
역전세난 불가피하지만 입주 끝낸 후 원래가격 회복
오는 연말께 송파구 일대에 9000가구가 넘는 ‘헬리오시티’ 입주를 앞두고 역전세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최근 송파구 전셋값의 경우 서울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이는 가운데, 헬리오시티 입주물량과 맞물려 전세가 하락세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입주 당시에는 역전세난이 벌어지겠지만, 입주가 마무리되고 안정기에 접어들면 곧바로 원래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로 10년 전 잠실에서는 1만8000가구의 입주폭탄으로 역전세난을 겪었지만, 그로부터 반년 후엔 다시 전셋값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31일 부동산114의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 통계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기준 송파구는 -0.32%로 서울 자치구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가운데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헬리오시티가 오는 12월 9510가구 입주를 시작한다. 이미 하락세를 탄 송파구 전셋값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더해지면 역전세난은 피할 수 없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송파구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에 전셋값 하락폭이 클 전망이다”라며 “입주 직전 2~3개월쯤에 전세물량이 많이 쏟아지면서 두드러지게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상황은 내년 초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10년 전 잠실에서도 벌어졌다. ▲잠실 리센츠(2008년 7월, 5563가구) ▲잠실 파크리오 (2008년 8월, 6864가구) ▲잠실 엘스(2008년 9월, 5678가구) 등 1만8105가구에 달하는 소도시급 물량이 3개월간 공급되자 역전세난에 시달렸지만, 약 6개월이 지나자 다시 전셋값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부동산써브의 송파구 잠실동 전셋값 변동률 통계를 보면 2008년 ▲10월 -4.69% ▲-2.44% ▲12월 -1.86% 등으로 하락폭이 줄어들다 ▲2009년 1월 6.85%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잠실파크리오 전용 108㎡의 전셋값은 입주당시(2008년 8월) 2억5000만원 대에 형성됐다. 그해 연말엔 2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바로 몇 주 후인 2009년 1월엔 3억원으로 오르면서 전셋값 상승세는 인근지역으로 확산됐다.
당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과 반 토막 난 서울지역 입주물량 등의 영향도 있지만, 대규모 입주가 마무리된 후 시장이 다시 원래 상태를 회복한 것이다.
헬리오시티의 입주시점인 오는 12월 전후로 역전세난은 불가피하지만, 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양도세 중과나 보유세 인상 등의 변수는 남아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부동산은 그 지역 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며 “현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나 보유세 인상 등의 규제가 있긴 하지만 임대차 기간인 2년이 지난 후에 헬리오시티발 역전세난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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