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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담판’ 한반도 비핵화, 美 일괄 합의와 北 단계적 이행 사이


입력 2018.05.29 22:30 수정 2018.05.29 17:15        박진여 기자

北 비핵화 이행 초점맞춘 모델절실

합의·이행 방식 구분하는 게 관건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방식에 있어 평행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이번 핵 담판에서는 북미 간 비핵화 방식과 체제 보장 방안을 둘러싼 간격을 어디까지 좁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방식에 있어 평행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이번 핵 담판에서는 북미 간 비핵화 방식과 체제 보장 방안을 둘러싼 간격을 어디까지 좁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전문가 “美 일괄타결은 합의 방식,
北 단계적 접근은 이행” 서로 달라
北 비핵화 이행 초점맞춘 모델절실
합의·이행 방식 구분하는 게 관건


세기의 핵 담판을 앞두고 북미 양측의 비핵화 해법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이 주장하는 일괄타결 방식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법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게 이번 담판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완전한 비핵화에 따른 경제보상·체제보장'이라는 대명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행 과정인 비핵화 로드맵과 보상 수준을 두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나름의 비핵화 의지를 밝히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비핵화 방안에 있어 미국과 접점을 찾지 못하며 사전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걷는 모습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 일괄타결, 즉 '원샷 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북핵 폐기'와 '체제 안정'을 단번에 타결짓는 방식으로 미국 강경파가 주장하는 논리다. 북한의 비핵화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데 일괄 합의하고, 실제 조치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야 보상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 조치와 동시적 보상 방식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주장해 온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마다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접근법이다. 비핵화 방향을 '핵폐기'가 아닌 핵보유를 전제로 핵무기 감축을 해나간다는 의미다.

북미정상회담이 약 보름가량 남은 상황에서 양측 간 여전히 비핵화 방식에 있어 평행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이에 이번 핵 담판에서는 북미 간 비핵화 방식과 체제 보장 방안을 둘러싼 간격을 어디까지 좁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북한과 핵 협상 파기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합의보다 실질적 이행·실천에 중점을 맞춰야 한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데일리안 과거 북한과 핵 협상 파기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합의보다 실질적 이행·실천에 중점을 맞춰야 한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데일리안

이는 실행여부로 이어져 비핵화 성패로 직결될 수 있어 주목된다. 그 방식으로 비핵화 합의방식과 이행방식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방식에 접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합의방식과 이행방식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KBS 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이 말하는 일괄타결은 이행방식이 아닌 합의방식이고, 북한이 말하는 단계적 접근은 합의방식이 아닌 이행방식"이라고 짚었다.

양 교수는 "현재 합의방식과 이행방식을 서로 구분하지 않고 북한에는 합의방식보다 이행에 초점을 맞춘 단계적 접근을, 또 미국은 합의방식을 이야기해야되는데 이 두 가지를 똑같은 선상에 놓고 있으니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합의방식과 이행방식을 구분한 새로운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내놓은 '포괄적 일괄타결식 비핵화 합의와 그 합의의 단계적 이행' 방식을 연상시킨다. 북미 간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핵무기 폐기와 보상 조치를 구분하는 새로운 '트럼프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과거 북한과 핵 협상 파기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합의보다 실질적 이행·실천에 중점을 맞춰야 한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대화를 중단시키고 대화를 하고 싶으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하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과 뒤에 있는 모습을 늘 같이 봐야 한다. 합의는 합의일 뿐이고 무엇보다 합의 이행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내달 12일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과거 비핵화 합의와 비교해 비교적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와 향후 이행과정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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