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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느긋’·‘조급’…상반된 강남 재건축 시장 모습


입력 2018.05.30 06:00 수정 2018.05.30 06:10        원나래 기자

“굳이 서두를 필요 없다”…재건축 추진 늦춘 압구현대아파트

잠실주공5, 호가 낮춘 급매물 나왔지만…거래는 뚝

29일 압구정동과 잠실동 일대의 중개업소를 돌아보니 강남 재건축 단지 안에서도 상반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모습.ⓒ원나래기자 29일 압구정동과 잠실동 일대의 중개업소를 돌아보니 강남 재건축 단지 안에서도 상반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모습.ⓒ원나래기자

“여기는 급할 게 없다. 현 정부가 각종 재건축 규제로 압박하고 있지만, 이곳 주민들은 정책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어차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

“최근 정부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발표로 매수세가 줄어들면 일부 집주인들의 마음이 급해졌다. 한동안 시세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29일 오후 찾은 압구정동과 잠실동 일대 재건축 단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의 분위기에서는 온도차가 느껴졌다.

최근 서초구청이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예상액을 1인당 1억3569만원으로 발표한 이후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긴장감이 감도는 반면, 한쪽에서는 느긋한 여유마저 느껴진다.

재건축 시장은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이어 하반기 보유세 개편안까지 예고되면서 관망세가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대상인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해 9월 50층 재건축이 결정된 이후 호가가 많게는 3억원 가량 뛰었지만, 올 초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한 주 사이 면적별로 1000만~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잠실동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말 재건축 기대감에 호가가 급상승하면서 수천만원 웃돈이 붙어도 매물이 없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환수제 여파로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 가라앉아 문의마저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한숨 돌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아직 서울시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모두 피했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관리처분인가 시기가 12월 이후로 조정돼 승인이 미뤄진데다 최근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압수수색 등으로 인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같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압구정동은 침착한 분위기를 보였다. 환수제가 또 다시 유예되거나 폐지되지 않는 한 어차피 환수제 대상인만큼 굳이 빠르게 재건축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게 대다수였다.

압구정동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강남의 전통적인 부촌으로 집주인들이 오랫동안 거주 하신 나이든 분들이 많다는 게 특징”이라며 “최근 구현대 3구역은 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회 선출작업을 진행하는 등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있지만, 실제로 진행되기까지는 향후 20년 정도 더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현 정권에서는 한 템포 쉬어가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다만 일부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집주인들은 재건축 추진을 서두르길 바라는 눈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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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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