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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볼거리‧먹을거리’…오프라인 유통 살리는 3대 핵심 동력


입력 2018.05.30 06:00 수정 2018.05.30 06:09        최승근 기자

체험시설 대폭 확대한 스타필드 고양, 오픈 1년도 안 돼 흑자 기록

백화점 등 기존 채널도 식품관, 맛집 등 먹거리 콘텐츠 강화

유통업계의 새로운 실험이 하나 둘 효과를 내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즐길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볼거리로 가득 채운 복합쇼핑몰로 소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당초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 규제와 온라인 소비 트렌드로 성장이 정체된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콘텐츠와 결합한 복합쇼핑몰이 새로운 쇼핑 트렌드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은 오픈 첫 해 매출액 375억5412만원, 순이익 34억8077만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기존 복합쇼핑몰에 비해 쇼핑과 문화, 레저, 힐링, 맛집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아이를 둔 가족 단위 방문객을 겨냥해 아쿠아필드, 스포츠몬스터 등 기존 체험 공간을 업그레이드 했으며, 유명 노포에서부터 인기 셰프 레스토랑까지 100여개의 맛집을 한 곳에 모았다.

모바일 등 온라인 쇼핑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밖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각종 즐길거리와 볼거리, 먹거리를 한 데 모은 신세계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핵심은 콘텐츠다.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모가댓 구글X 부사장의 출판 강연 모습.ⓒ신세계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모가댓 구글X 부사장의 출판 강연 모습.ⓒ신세계

인문학과 문화‧예술 콘텐츠로 차별화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코엑스몰은 별마당 도서관의 개관 이후 상권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별마당 도서관은 쇼핑몰 한 가운데에 열린 도서관 콘셉트로 600여종의 최신잡지를 포함해 7만여권의 서적을 갖췄다. 단순히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에서 벗어나 지난 1년간 142회의 명사 강연과 문화공연을 진행했다.

별마당 도서관 개관 1년, 연간 방문객 수는 2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필드 하남의 방문객 수(2500만명)와 맞먹는 수준이다. 코엑스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1년간 50여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고, 기존 7% 수준의 공실율도 모두 해소됐다.

신세계는 내달 이마트 역량을 집중한 신규 쇼핑몰인 ‘삐에로 쇼핑’을 비롯해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도 오픈할 예정이다.

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들도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 문을 여는 복합쇼핑몰에 비해 공간에 제약이 많은 만큼 큰 공간을 필요로 하는 체험시설 보다는 ‘먹을거리’를 대폭 확대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에는 팝업스토어나 임시매장 형식으로 전국 맛집을 선보였다면 최근에는 정식 매장으로 입점시키는 추세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2201㎡ 규모의 식당가를 한강이 보이는 ‘스카이라운지’ 형태로 리뉴얼 오픈해 이전에 비해 매출이 15%가량 증가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기존 백화점 전문식당가의 경우 한정식‧일식‧중식 등 40~50대가 즐겨 찾는 ‘파인 다이닝’ 매장으로 구성됐던데 반해, 천호점 전문식당가는 전 연령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패밀리 다이닝’ 콘셉트를 구현한 게 특징이다.

또 젊은 고객들이 자주 찾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태국 음식점 ‘타 따블(Tha Table)’, 서초동의 백합 조개 요리 전문점 ‘백합만개’, 돈카츠 전문점 ‘히바린’, 이태원 수제버거 맛집 ‘길버트버거’ 등 맛집도 대거 유치했다.

AK플라자는 식품관 리뉴얼을 통해 방문객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AK플라자에 따르면 분당점의 식품관 리뉴얼 후 방문객은 이전에 비해 11%, 매출액은 1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 노포존과 오픈다이닝존이 고객들로 붐비는 모습.ⓒ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 노포존과 오픈다이닝존이 고객들로 붐비는 모습.ⓒ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10년 만에 식품관을 리뉴얼 했다. 기존 대비 면적을 30% 확대하고, 브랜드 수도 200여개로 이전 대비 30여개 늘렸다. 특히 그로서런트, 누들바 등 최근 수요 증가하는 다양한 콘셉트를 도입하고 맛집, 디저트, 펍 등 테마별로 매장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식품관 리뉴얼을 통해 이전 대비 연 매출이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 소비가 이뤄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단순히 물건만 팔아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든 시대”라며 “즐길거리, 먹을거리, 볼거리 등 고객들이 흥미를 느끼는 콘텐츠와 결합하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결국은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새로운 탈출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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