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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중인 롯데의 고민…‘금융계열사는 어디로’


입력 2018.05.28 15:15 수정 2018.05.28 15:19        최승근 기자

내년 10월 이전까지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지분 매각해야

3자 매각, 계열사 매각 보다는 롯데물산과의 주식 교환에 무게

롯데가 그룹 내 금융계열사 처분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금산분리 원칙을 적용받게 되면서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의 근간이 되는 유통업과 금융 간 시너지를 감안하면 매각 작업이 단순하지 만은 않다. 여기에 금융계열사 지분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등 다른 계열사들도 결국 롯데지주의 그늘로 편입돼야 할 대상이어서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롯데지주는 롯데캐피탈(25.64%), 롯데카드(93.78%)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는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사를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지주사 전환 2년이 되는 내년 10월 이전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롯데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중간금융지주를 설립해 분리하는 것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회사가 3개 이상이거나 자산 규모 20조원 이상이면 중간 지주회사 설치를 강제하는 제도다.

이 경우 롯데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외부에 매각 하지 않고, 금융계열사를 한 곳에 모아 금융업도 거느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간금융지주 도입을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현재로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 사기 전달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롯데지주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 사기 전달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롯데지주

결국 매각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각 방법으로는 3자 매각, 계열사에 매각 등이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우선 3자 매각의 경우는 가능성이 가장 낮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들어 화학과 건설 등 다른 사업 분야가 유통업 규모를 넘어서고는 있지만 유통업이 그룹의 근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금융사업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롯데쇼핑이 최근 온라인 사업을 통합하고 여기에 3조원이 넘는 자금 투자 계획을 밝힌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앞서 올 3월에는 롯데카드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유통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베트남 카드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계열사에 매각하는 방안도 쉽지 만은 않다. 현재 호텔롯데와 부산호텔롯데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캐피탈 39.37%, 롯데손해보험 23.68%를, 부산호텔롯데는 롯데캐피탈 11.47%%, 롯데손해보험 21.69%, 롯데카드 1.02%를 갖고 있다.

이중 호텔롯데는 올 들어 롯데 비상장 계열사들의 분할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지분이 늘어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호텔롯데가 금융계열사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또한 롯데지주로 편입돼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아울러 호텔롯데가 확보해야 할 추가 지분 규모가 큰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롯데물산 등 계열사를 활용한 주식교환 등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물산은 일본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어 롯데지주의 그늘에서 벗어나 있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금융지분을 롯데물산에 넘기고 이에 상응하는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 화학, 건설 계열 지분을 받는 방식이다.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면서도 화학, 건설 계열사들을 지주사 그늘로 편입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만 롯데물산 최대주주가 일본롯데홀딩스라는 점에서 일본 주주들과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금융사업이 일본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재발될 경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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