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관여 글 2만건 게시·ID 불법조회 등 혐의
기무사 전 참모장 영장은 기각…"소명 부족"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기무사령부의 불법 댓글공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기무사령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배득식(65) 전 기무사사령관에 대해 "범죄 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수사과정에 나타난 여러 정황에 비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봉엽(60) 전 기무사 참모장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피의자의 관여 정도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고,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 등 구속의 필요성·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배 전 사령관 등은 지난 2011년 3월부터 2년 동안 '스파르타'라는 이름의 기무사 내 조직을 통해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반대하는 내용의 정치 관여 댓글 2만여 건을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및 당시 정부를 비판하는 온라인 ID 수백 개의 가입정보를 조회하고 배 전 사령관의 경우 청와대 요청을 받아 '나는 꼼수다' 방송 수십 회를 녹취해 보고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기무사 보안처를 중심으로 운영된 500여 명 규모의 댓글공작 조직인 '스파르타'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를 시작으로 4대강 사업, 세종시 이전 문제, 제주해군기지 사업, 용산참사, 동남권 신공항,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각종 정국 현안은 물론 2012년 총선·대선과정에서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지지 댓글을 단 정황이 국방부 사이버 댓글 사건 조사 TF(태스크포스)의 수사 결과 포착됐다.
한편 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댓글 공작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여했는지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