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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정해인 "손예진과 사귀냐는 말 뿌듯해요"


입력 2018.06.01 09:13 수정 2019.01.13 00:32        부수정 기자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서 준희 역

"폭발적인 인기에 도망가고 싶기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를 마친 정해인은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FNC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를 마친 정해인은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FNC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서 준희 역
"폭발적인 인기에 도망가고 싶기도"

"지금 준희라고 생각하면 돼요."

배우 정해인(30)은 최근 종영한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이하 '예쁜누나')의 준희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했다. 종영 후이지만, 배우는 여전히 자신이 준희라고 했다.

25일 서울 소격동에서 열린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서 정해인은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그가 주연한 '예쁜누나'는 진아(손예진)와 준희(정해인)의 현실적인 멜로를 담아 사랑받았다. 이 드라마의 최대 수확은 정해인이다. 정해인은 판타지적인 남자 준희로 분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말끔한 마스크는 여심을 홀렸고,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애보는 시청자를 저격했다.

정해인은 "끝나지 않았으면 한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어떤 말로도 표현 안 되는 작품이다. 종영한 후 마음이 허전하고 헛헛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예쁜누나'는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2018년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작품이 될 것 같다"며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한 드라마다.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드라마는 진아와 준희의 재회로 끝났다. 이 부분을 두고 많은 의견이 오고 갔다. 차라리 둘이 헤어지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해인은 "진아와 다시 만나서 좋다"고 웃은 뒤 "둘이 떨어져 있던 3년을 연기로 어떻게 채울까 고민했다. 3년이 너무 길어서 1년, 2년으로 나뉘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진아와 준희는 사랑을 지키는 방식이 달라서 헤어졌지만 계속 그리워한 연인"이라고 설명했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를 마친 정해인은 "인기에 취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FNC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를 마친 정해인은 "인기에 취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FNC

극 후반부 진아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선을 보러 가기도 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다. 진아만을 바라보는 준희와는 상반된 행동이다. 특히 자기가 성장했다며 준희의 손을 놓아버린 건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런 진아를, 정해인은 용서하고 또 바라봤다. 시청자로서 궁금했다. 윤진아가 왜 좋은지. 정해인은 "그냥 윤진아라서"라는 대사를 읊었다. 이유가 없다는 거다. "누굴 사랑할 때는 이유가 없지 않나요? 그냥 좋은 거죠."

비판받은 전개에 대해선 "드라마적 특수성 때문"이라며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준희는 일편단심인데 진아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진아는 현실적이고, 준희는 사랑밖에 모르는 판타지적인 남자로 그려져서 비판이 나온 것 같다. 준희는 실리를 따지지 않고, 내가 봐도 너무 멋진 남자"라고 설명했다.

세상에 없는 멋진 남자를 자연스럽게 연기한 비결도 궁금했다. "편하게 말하듯이 연기하려고 했어요. 저랑 준희가 많이 닮았거든요.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점이 비슷해요. 생각보다 재미없는 점도요. 근데 준희가 저보다 더 위트 있어요. 작가님도 저랑 준희가 닮아서 깜짝 놀라셨답니다."

극 중 진아 엄마는 준희와 진아 사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너무 심한 속물근성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정해인은 "엄마 입장에선 반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분들은 준희아 진아 입장에서 봐서 이해가 힘드셨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현실에서 반대하는 연애를 하면 어떨까. 정해인은 "정말 사랑하는 여자라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도 "양가에서 반대하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웃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진아와 헤어진 후 "윤진아가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한 부분과 진아와 재회하고 "내 우산 어딨어"라고 한 장면도 기억에 남는단다.

이 드라마에선 우산이 큰 역할을 한다. 진아와 준희를 이어주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정해인도 이 부분에 동의했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에 나온 정해인은 "이른 시일 내에 차기작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FNC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에 나온 정해인은 "이른 시일 내에 차기작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FNC

손예진과의 로맨스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는 정점을 찍었다. 둘 케미가 진짜 같아서 실제 사귀는 거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귀냐?', '사람 인연은 모르니깐 사귀었으면 한다' 등 우릴 응원해주는 말들이었는데 정말 뿌듯했죠. 매 순간 진심을 다해 연기했어요.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찍은 즉흥 장면이 많아요. 비행기 키스신이나 설원 키스신 등이 대표적이죠. 예진 누나가 아이디어 뱅크랍니다. 항상 진아를 사랑하는 감정으로 설레며 촬영했습니다."

손예진에 대해선 "주인공이 갖춰야 할 덕목을 다 갖춘 선배라서 많이 배웠다"며 "나 때문에 예진 선배의 공든 탑이 무너질까 내심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극 초반 제가 흔들릴 때 선배가 '해인아 너는 그냥 서준희 그 자체니까 어색하면 어색한 대로, 네 마음대로 해'라는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큰 힘이 됐죠. 문자를 캡처해서 촬영 기간 내내 봤어요. 선배는 저를 한 사람으로서 존중해줬답니다."

가장 설렜던 신은 테이블 밑에서 진아와 준희가 몰래 손잡는 장면이란다. 찍으면서도 설레고 떨렸단다. "그런 일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키스신이 정말 많았던 드라마여서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 연인들도 그러니까요."

사랑을 다룬 드라마를 한 탓에 사랑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도 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떤 거고, 연애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봤어요. 우선 많은 대화를 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거든요. 그리고 솔직해야 하죠.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진아가 먼저 준희 손을 잡은 것도, 준희가 진아를 찾아 제주도에 간 것도 다 용기를 냈기 때문이었죠.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를 내야 사랑을 쟁취할 수 있어요."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에 나온 정해인은 서준희로 분해 큰 사랑을 얻었다.ⓒFNC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에 나온 정해인은 서준희로 분해 큰 사랑을 얻었다.ⓒFNC

정해인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용기 낸 순간은 언제일까. 처음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이란다. 용기가 많이 필요한 모험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린 배우는 "배우는 사랑받고, 즐거운 직업이지만 두렵기도 한 직업"이라며 "하지만 배우를 택한 걸 한순간도 후회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망설이지도, 조급해하지도 않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차분하고 묵묵하게 연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 졸업 후 정해인은 FNC 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해 2014년 TV조선 '백년의 신부'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장수상회', '레이디 액션 청춘', '포졸', tvN '삼총사', KBS2 '블러드', SBS '그래, 그런거야'에 이르기까지 2년간 앞만 보고 달렸다.

2016년 '불야성'에 이어 지난해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출연한 그는 올 초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악마 유대위 역을 맡아 또 한 번 도약했다. 이번 '예쁜누나'를 통해선 일약 스타가 됐다. 그야말로 '대세'다.

포털 사이트에 자기 이름을 검색한다는 그는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걸 느낀다"며 "기쁘고 감사한데 동시에 어깨가 무거워진다"고 고백했다.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부담스럽기도 해요. 차기작에서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생긴 거고요. 지금처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사랑해서 연기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국민 연하남이란 수식어에 대해선 "서른한 살에 '국민 연하남'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다"고 웃은 뒤 "갖고 싶은 수식어는 없고 모든 색을 입는 '무색무취 배우'가 되고 싶다. 인기는 맥주 거품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순간에 취하거나,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연기를 사랑하는 그는 차기작도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할 예정이다.

10년 후 '예쁜누나' 시즌 2에 참여할 의향도 있을까. "물론이죠. 안판석 감독님, 손예진 선배와 꼭 함께하고 싶어요. '화양연화' 같은 작품으로."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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