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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vs 삼성바이오 '맞짱토론' 시작…'콜옵션 행사' 변수


입력 2018.05.25 09:20 수정 2018.05.25 09:21        부광우 기자

25일 오전 8시부터 2차 감리위…'대심제 적용' 공방전 예상

1차 회의 직후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판세 바꿀 수 있을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감리위원회 2차 회의가 시작됐다.ⓒ데일리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감리위원회 2차 회의가 시작됐다.ⓒ데일리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감리위원회 2차 회의가 시작됐다. 1차 회의와 달리 이번에는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 측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논쟁을 벌이는 맞짱토론 방식이 적용돼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양측이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지난 감리위가 끝난 직후 논쟁의 핵심이었던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가시화하면서 이번 회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정부청사 대회의실에서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두 번째 감리위가 시작됐다. 지난 17일 첫 번째 감리위가 열린 지 일주일여 만이다. 감리위는 제재 조치를 최종 결정하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자문기구로, 제재 여부와 수위에 대해 사전 심의한 뒤 이를 증선위에 보고한다.

이날 열리는 감리위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삼성바이오와 금감원 검사부서가 동석해 진술하는 대심제 방식이 시행된다는 점이다. 1차 감리위에서는 이 같은 대심제를 적용하지 않은 채 양쪽의 의견을 번갈아 가며 청취했다.

금감원은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가 2016년 11월 주식 시장 상장 전해인 2015년에 갑자기 1조9000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회계처리 위반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를 기존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하며 순이익을 냈다고 보고했는데 이 과정에 회계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모든 사안을 국제회계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지난 1차 감리위에 직접 출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분식회계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으며 "2015년 상장 당시 금감원 등 여러 기관에서 3차에 걸쳐 검증한 것을 이제 와서 다시 조사하는 충격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당혹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양측의 생각이 엇갈리는 여러 쟁점들 중에서도 핵심은 삼성바이오가 과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변경하며 그 이유로 삼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한 타당성이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하면서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서 바이오젠이 이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2015년 7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관계사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지분 가치를 시장가치로 평가할 수 있게 되면서 삼성바이오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특별감리를 진행한 금감원은 당시 삼성바이오가 실제로는 콜옵션 행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고도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대표 및 법인 검찰 고발, 과징금 60억원 부과 등의 제재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1차 감리위가 끝나자마자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예고되면서 변수가 등장했다. 지난 회의 다음날인 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으로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서신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주장해 온 삼성바이오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금감원은 여전히 이를 일축하고 있어 이날 감리위에서는 이와 관련해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이날 감리위가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음 증선위가 예정된 다음 달 7일 이전인 이번 달 31일에 정례 감리위가 예정돼 있는 만큼 있는 한 번 더 심의가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감리위의 결론이 빠르게 나오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더욱이 대심제까지 적용되면서 회의는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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