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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관계 쥐락펴락, 북미빅딜 다음 카드는?


입력 2018.05.24 04:20 수정 2018.05.24 05:54        박진여 기자

北, 대남공세 확대…핵 담판 협상력 제고 포석

북미대화 앞두고 긴장국면 조성, 北 행보 주목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취소한 북한이 이번에는 풍계리 취재 허가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로 남북 간 합의를 쥐락펴락 하는 모양새다. ⓒ데일리안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취소한 북한이 이번에는 풍계리 취재 허가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로 남북 간 합의를 쥐락펴락 하는 모양새다. ⓒ데일리안

北, 대남공세 확대…핵 담판 협상력 제고 포석
북미대화 앞두고 긴장국면 조성, 北 행보 주목


남북고위급회담 불발에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의 한국 언론 패싱 위기까지, 북한의 대남 압박공세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상 간 판문점 선언으로 급진전했던 남북관계가 회담 한달도 안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취소한 북한이 이번에는 풍계리 취재 허가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로 남북 간 합의를 쥐락펴락 하는 모양새다.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겨냥해 북한이 협상력 제고 차원의 '벼랑 끝 전술'을 펼친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세기의 핵 담판'으로 기록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벌이는 기싸움 성격과 함께 남북미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차원으로 읽힌다. 북미회담을 겨냥해 남측을 압박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공고히 하기 위한 협상전술 차원이다.

최근 중국을 두번째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해변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최근 중국을 두번째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해변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단순히 주도권 싸움에서 끝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북한이 과도한 남측 '길들이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당장 6.15 남북공동행사부터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등 굵직한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북한이 남북관계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담판에서 체제 안정 보장과 경제 발전이라는 '빅딜'을 이루기 위해 남측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간 입장 차가 확인된 상황에서 당사국인 미국과 협상 판을 깨기보다 남북관계를 완충이나 견제 장치로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북한의 입장을 더 강력하게 전달하라는 우회적 압박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이렇게 되면 북미회담을 전후로 남북관계가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는 한편, 세기의 핵담판에서 북한의 입장 변화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하지만 북한이 대남공세 속에도 대화 거부나 관계 파탄을 언급하지 않아 대화의 판을 흔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최대 목표인 북미수교를 통한 대북제재 완화와 정상국가 변모를 위해 우리 정부를 지렛대 삼아 몸집키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와대는 북미 모두에 '상호 존중의 정신'을 요구하며 북미회담의 '중재자' 역할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체제보장'이나 '경제 지원'과 같은 비핵화 대가를 언급하며 대북 저자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북측이 벼랑끝 전술로 긴장국면을 이어갈지, 모처럼 조성된 대화와 협상 국면에 화답할지 다음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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