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지방 청약시장, 대형사 마감·중견사 미달


입력 2018.05.24 06:00 수정 2018.05.24 09:03        권이상 기자

이달 지방에서 공급된 18개 단지 중 10개 단지가 미달

같은 지역이라도 경쟁률 수십대 1, 청약제로 단지 발생해 희비 엇갈려

같은 지방에서도 지역별로 청약 성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이달 강릉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 몰린 인파 모습.ⓒ데일리안DB 같은 지방에서도 지역별로 청약 성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이달 강릉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 몰린 인파 모습.ⓒ데일리안DB


주택시장에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 청약시장에서도 브랜드에 따라 단지별 차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사가 청약시장에 내놓은 아파트는 1순위에서 마감되거나 경쟁률이 낮더라도 2순위에서 대부분 주인을 찾고 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브랜드 파워가 달린 중견 건설사가 내놓는 단지는 청약에서 미달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지방의 주택수요자들이 지금 당장 주택경기가 좋지 않아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더라도 추후 시장상황이 좋아지면 유명 브랜드 아파트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욱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요즘 주택 수요심리가 청약경쟁률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주택시장에 지역별·브랜드별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달 22일까지 전국에 청약을 실시한 민영아파트는 총 29개 단지다. 이 중 순위 내 청약에서 마감된 단지는 18곳(62.1%)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분양한 단지는 18곳으로, ▲강원도 1곳 ▲경남 2곳 ▲경북 1곳 ▲대구 5곳 ▲대전 1곳 ▲부산 3곳 ▲전북 2곳 ▲충남 1곳 ▲충북 2곳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 분양한 18개 단지 중 순위 내 청약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가 발생한 단지는 10개로 조사됐다. 반면 서울·수도권에서 공급된 11개 단지 중 단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청약에서 마감됐다.

청약결과로 보면 수도권과 지방의 청약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같은 지방에서도 지역별로 청약 성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15일 충북 청주 공급된 동남지구의 한 아파트는 모든 주택형이 청약에서 미달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68~84㎡ 총 1009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로, 청약통장을 사용한 사람은 239명에 불과했다.

반면 지난 16일 D건설이 청약을 실시한 아파트는 732가구 공급에 2002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2.73대 1의 경쟁률로 순위내 청약을 마쳤다.

다만 98가구가 공급된 전용 75.98㎡의 경우 6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지만, 최고 경쟁률은 1가구가 공급된 전용 121.41㎡의 경우 215명이 몰리며 21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전북 서신동에서 지난 3일 H건설이 분양한 A아파트는 최고 230.75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전북 이서면에서 I건설이 분양한 B아파트는 212가구 모집에 10명이 청약에 나서 95%가 미달됐다.

서울만큼 주택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잇는 부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D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분양한 C아파트는 495가구 모집에 2797명이 청약에 나서 성황을 이뤘다.

이에 반해 중견사가 시공하는 D아파트는 516가구에 74명이 청약을 했고, 또 다른 중소건설사가 공급하는 아파트는 916가구 모집에 329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방의 경우 같은 지역이라고 해도 단지 위치에 따라 수요층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요즘 같은 지역에서 편차가 커진 것은 요즘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주택시장은 거래가 뜸해 일반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고, 입주물량도 많아 청약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또 일부 지방에서는 홍보를 하지 않고 분양 후 선착순 분양으로 돌리는 ‘깜깜이 분양’이 성행할 것으로 분석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정부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에는 다소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약시장 내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분위기”라며 “실수요들에겐 청약통장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청약에서 대형 브랜드로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보유세 강화, 금리인상 등 주택시장의 악재가 많아 쏠림 현상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권이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