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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상품 찾아라"…중소기업과 상생하는 '유통가 생존법'


입력 2018.05.24 06:00 수정 2018.05.24 05:56        손현진 기자

유통망 약한 중소기업, 대기업 유통사와 손잡고 매출 10배 '스타브랜드' 도약

해외 진출 지원하니 유통사 수출 실적도 껑충…나날이 높아지는 '시너지 효과'

국내 유통업체들이 상품 차별화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과 적극 손잡고 있다. 올리브영 매장 내 '즐거운 동행' 코너. ⓒCJ올리브네트웍스 국내 유통업체들이 상품 차별화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과 적극 손잡고 있다. 올리브영 매장 내 '즐거운 동행' 코너. ⓒCJ올리브네트웍스

국내 유통업체들이 상품 차별화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과 적극 손잡고 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품질이 뛰어난 중소기업 제품들을 '히트상품' 반열에 올리면서 제조사와 유통사 모두 매출이 증가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H&B스토어 '올리브영'은 2016년 5월 시작한 상생 프로그램 '즐거운 동행'을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즐거운 동행'은 지역의 유망 상품을 발굴하고 판로를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발굴한 중소기업은 현재 23개, 취급 상품 수는 첫 해와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한 200개에 달한다.

올해는 '즐거운 동행'으로 발굴한 브랜드 중 '아임프롬'이 스타 브랜드로 도약했다. 이 브랜드의 대표작인 '허니 마스크'는 입점 첫 달에 비해 올해 3월 기준 매출이 10배 증가했고, 지난 2월에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판매액 기준 스킨케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김찬영 대표가 이끄는 '랩앤컴퍼니'의 브랜드 아임프롬은 지리산 약초 꿀, 여주 쌀 등 국내 지역별 우수 원료를 찾아 직접 농장과 계약을 맺고 원료와 부자재를 조달하고 있다. 허니마스크 제품은 총 용량 120g 중에서 지리산 자연 꿀이 46.4g(38.7%)이나 함유됐다.

아임프롬은 2013년 11월부터 온라인몰 판매를 해왔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하지만 올리브영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즐거운 동행' 프로젝트의 입점 품평회에 참가하면서부터 입소문을 타고 매출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올리브영 측은 제품의 주 원료 함량을 빠짐없이 공개하고 가공을 최소화하는 랩앤컴퍼니의 방침을 높이 사 2017년 7월 아임프롬을 입점했다. 이후 '즐거운 동행' 코너에서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핵심 상권 매장으로 입점을 확대하는 등 판매를 적극 지원해왔다.

올리브영에 입점한 뒤 랩앤컴퍼니의 국내 매출 규모는 350% 증가했고, 올리브영 내 아임프롬 매출은 2017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평균 30% 성장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즐거운 동행은 중소기업의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기회의 장이다. 소비자에게는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은 경쟁력과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2020년 스타 브랜드 수를 지금보다 10배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0일 태국 방콕에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했다.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0일 태국 방콕에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했다. ⓒ롯데홈쇼핑

모바일커머스 '티몬'은 중소기업을 위한 온라인 판매 채널로 각광받고 있다.

티몬은 매출과 제품 경쟁력, 고객 서비스 등에서 상위 1% 평가를 받은 업체를 모아 '1%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95%가 중소기업이다. 현재 2만개가 넘는 제휴업체 중에서 1%클럽에 든 100여개 업체들의 매출을 모두 합하면 전체의 11%에 달할 정도다.

소호 패션 전문 브랜드 '라라스'는 티몬에서 연간 매출액 17억원 이상을 거두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라라스는 티몬과 파트너십을 맺는 동안 매출 성장을 이뤘을 뿐 아니라 20대에 국한됐던 고객층을 30~40대까지로 넓힐 수 있었다.

라라스는 20대를 타깃으로 한 사랑스러운 콘셉트의 의류를 판매하고 있지만 티몬에서는 30대 매출 비중이 20대보다 더 크다. 30대 구매율이 47%로 가장 많고, 20대(38%), 40대(13%) 순이다. 현재 티몬을 통해 창출하는 라라스의 매출은 전체의 80%에 이른다.

라라스 관계자는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여러 파트너 중 하나라고만 생각하고 제휴사에 소홀하기 쉬운데, 티몬의 MD들은 같이 상품을 기획하고 오히려 저희를 야근시키기까지 해서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면서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열어, 60개 업체를 대상으로 약 5100만 달러(약 545억원)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2016년부터 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수출 상담회를 진행했다. 이번에 6회째를 맞은 ‘해외시장개척단’ 행사는 참여업체들이 가장 진출하고 싶은 나라 1위로 꼽은 태국에서는 처음 진행됐다. 태국은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구매력, 잠재적 성장성 등이 높은 국가다.

롯데홈쇼핑 측은 이처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면서 최근 3년간 수출 규모가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해왔다는 설명이다.

전성율 롯데홈쇼핑 커뮤니케이션부문장은 “앞으로도 해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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