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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선언 우리은행 '빛과 그림자'


입력 2018.05.21 14:18 수정 2018.05.21 15:36        이나영 기자

내년 초 출범 목표…"자본효율성 제고·기업가치 상승" 기대

지주사 전환 땐 7개 과점주주와 경쟁자…협력 여부 미지수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출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출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출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노리고 투자를 결정한 과점주주들과의 이해관계 상충 우려가 있는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등 금융당국이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도 있어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로 2001년 금융지주 체제를 갖췄지만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 보험 등을 매각하고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되면서 현재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非)금융지주 체제 금융기관으로 남아있다.

우리은행이 다시 지주사로 전환을 하려는 이유는 은행 체제로서는 비은행 및 글로벌 확대 등 시장경쟁에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법상 은행은 자기자본의 20%를 넘겨 출자할 수 없어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기 힘들다.

현재 우리은행은 자회사 7개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자회사는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등 2개사뿐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체제로 전환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고객 맞춤형 원스톱 종합자산관리서비스, 계열사 연계 서비스 등 다양한 복합 비즈니스를 벌여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과점주주들이 지주사 전환에 적극 동참할지 의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과점주주가 27.22%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증권,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되면 과점주주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되기 때문에 이해관계 상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 금융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은 뒤 주주총회 승인, 상장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지금 당장 지주사 전환을 신청하면 이론적으로 3개월 후 승인을 받을 수 있으나 다음달 지방선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거 이후 예비인가 신청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금융당국,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거쳐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지주체제 전환 시 증권,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 수익성 높은 다양한 업종에 진출해 자본효율성 제고 및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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