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큰마음으로, 날마다 ‘부처님오신날’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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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3일 19:11:03
    <기고>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큰마음으로, 날마다 ‘부처님오신날’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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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5-21 10:52
    데스크 (desk@dailian.co.kr)
    ▲ 서울 남산 월명사 주지 월명 합장 ⓒ 데일리안 DB

    한반도에 찾아온 평화와 함께 2562년 부처님오신날(22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부처님오신날은 우리 민족 번영의 시기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날인 듯 평화롭습니다.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많은 위기와 변화를 넘겨야 했습니다. 다행히 오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모아 다양한 분야에서 차츰 안정을 찾게 되었습니다.

    지구촌 최후의 분단국가라는 아픈 이름을 씻을 수 있는 ‘판문점 선언’,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불공정 타파, 국가유공자 처우 개선, 국민과의 소통 확대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바람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속도가 느린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국민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정부의 적절치 않은 인사 문제, 민생 현안은 제쳐 두고 당쟁으로 파행을 일삼는 국회 등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점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론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 보수와 진보, 신구 세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가 불성을 가진 청정한 존재임을 알려주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자신만의 깨달음에 그치지 않고 모든 생명의 평화와 안락을 위해 한순간도 쉬지 않고 정진하신 부처님은 진리의 세계에는 나와 남이 따로 없다고 하셨습니다. 질투와 갈등, 대립 또한 없으니 어찌 남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진흙 속에서 맑고 향기로운 연꽃이 피어나듯 혼란한 세상일수록 부처님의 지혜를 등불 삼을 일입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사주 가족의 갑질이 사회적 공분을 낳고 있습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는 그 가족의 횡포를 대하면서 처음에는 화가 났습니다. 그러다 문득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악을 쓰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지옥일 것입니다. 능력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사주의 위치를 우월감으로 위장하기 위한 절규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위치에 걸맞는 능력이나 위엄은 그런 갑질을 통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2600여 년 전 오신 석가모니께서는 이미 노사 간의 처신과 도리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고용주는 고용인의 힘에 맞는 일을 하게 하고, 급여를 넉넉히 주며, 병들었을 때는 친절하게 간호해주며, 기쁜 일은 함께 나누고, 피로할 때는 쉬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 사항을 고용주가 먼저 잘 지키면 노사 간의 관계가 좋아질 것입니다.

    부처님은 어머니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신분제가 엄격했던 인도에서는 부라만은 입에서 태어나고, 크샤트리아는 옆구리에서 태어나고, 바이샤는 자궁에서 태어나고, 천민인 수드라는 발바닥을 통해서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이 어머니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부처님의 신분이 그때 당시 최고 계급인 브라만이 아니라 다음 계급인 크샤트리아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부처님 또한 갑이자 을의 위치에서 깨달은 뒤에 하신 말씀이니 귀담아 들어야겠습니다.

    부처님은 우리의 성품은 본래 크고 밝고 충만하다고 했습니다. 이제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큰마음으로 웃으며 살아야 합니다. 스스로 결핍을 느끼지 않으면 더 이상 밖으로 찾아다닐 필요도 없지요. 내가 아는 만큼 전하고 가진 만큼 베풀면 될 일입니다.
    지혜와 자비로 평화를 일구어 우리 삶의 토대를 마련하고 정의로운 분배로 사회적 실천을 해야합니다. 소외가 없고 차별이 없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청년 일자리와 노인의 인권, 여성과 다문화 사회의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해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본래의 청정심을 회복해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진심을 다해 살아간다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보살이요 어디를 가도 불국토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다시 한 번 귀 기울여 봅니다. 날마다 ‘부처님오신 날’이 되어 모두의 가슴에 평화와 행복의 꽃향기가 가득하기를 발원합니다.

    불기2562년 5월 22일 부처님오신날
    서울 남산 월명사 주지 월명 합장[데일리안 = 월명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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