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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표 잇단 빨간불…3% 성장률 발목잡나


입력 2018.05.23 06:00 수정 2018.05.23 06:36        이미경 기자

3대 고용지수 큰 폭 감소…조선업·자동차 구조조정 여파

건설 및 설비투자 증가율 ↓ 경기선행지수도 갈수록 하락

 최근 경기지표가 가리키는 시계는 경기회복세보다는 경기침체의 초입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경기지표가 가리키는 시계는 경기회복세보다는 경기침체의 초입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고용지표가 최악의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한국경제에 다시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업황 부진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소규모 도·소매업체를 비롯한 음식 및 숙박업, 제조업 취업자 수도 크게 감소하면서 고용지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경제지표가 가리키는 방향도 경기개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지난 3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9.62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기준점인 100을 밑돌았다.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의 경기흐름을 예측하는 지표인데 100 이하이면 경기하락 신호가, 이상이면 경기상승을 의미한다. 올해 1월에 99.87로 100아래로 내려간 이후에도 2월(99.74)에도 100을 밑돌았다.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경기하강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3대 업종 취업자수도 곤두박질쳤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6만8000명(1.5%)이나 감소했다. 조선업과 자동차 구조조정 여파가 제조업 취업자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체 제조업 취업자 수 가운데 자동차와 조선업, 기타운송장비, 의료정밀기기 등 분야의 취업자 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소규모 사업체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만3000명이 줄었다.

업종별로는 같은 기간 도소매업 취업자 수가 8만6000명이나 줄면서 전체 소규모 사업체 취업자 감소세를 주도했다.

최저임금 영향으로 숙박·음식업 취업자수도 2만8000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11개월 연속 줄어든 수치다.

취업자수 감소와 함께 실업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8%로 전년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처럼 고용지표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는 이유는 건설과 설비투자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업 증가율은 지난 1분기에 1.3%를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도 작년 3분기에 6%대에서 올해 1분기에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경기지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경기개선과는 거리가 다소 있지만 정부에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취업자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준으로 석달 연속 10만명대 증가에 그치면서 고용절벽 상태에 놓였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18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연 3.0%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 정부는 기존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한 바 있다. 지난 20일 청와대에서도 일자리는 계속 늘고 있고 오는 6월부터 고용여건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현재 경기상황보다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경기 개선을 주도해온 수출성장이 최근 둔화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수출액이 1454억27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지만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았던 수출 증가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수출국 증가율 순위는 종전 1위에서 8위로 뚝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용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낙관이 3%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의심을 더욱 키우는 형국"이라며 "고용부문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경기를 판단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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