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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별세] LG 리더 4세 구광모 경영의 닻…변화와 혁신


입력 2018.05.20 11:09 수정 2018.05.20 15:15        이호연 기자

13년간 LG 현장 경영 능력 익혀

'안정적 경영 승계' '신성장 동력 발굴' 주력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과 구광모 LG전자 상무 ⓒ LG그룹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과 구광모 LG전자 상무 ⓒ LG그룹

13년간 LG 현장 경영 능력 익혀
'안정적 경영 승계' '신성장 동력 발굴' 주력


LG그룹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로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ID 사업부장)를 중심으로 한 4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

그동안 장자 승계 원칙을 어김없이 지켜온 LG그룹이 조직문화를 고려하면 구광모 상무의 경영권 승계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구 상무가 이끌어 갈 LG그룹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6월 29일 오전 9시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정식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현재 LG그룹에는 구본준(주) LG부회장을 비롯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총 7명의 부회장이 있다.

구 상무는 7인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들과 함께 새 경영체제를 구축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능력 검증 인정” 등기 이사 선임
구 상무의 LG 등기이사 선임 배경에는 그의 경영 능력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LG그룹의 확신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LG는 오너가 일원이라도 강도 높은 경영 훈련 과정을 거쳐야 그룹 총수직을 맡을 수 있게 했다.

구자경 명예회장과 구본무 회장 역시 20년을 모두 채운 뒤 그룹 회장직에 오른 바 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1950년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에 입사한 뒤 1970년(45세)에 회장직에 올랐다. 구본무 회장은 1975년 LG화학에 첫 발을 뗀 후 1995년(50세) 경영 승계를 받았다.

지난 2006년 LG전자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한 구 상무는 올해로 경영 수업 13년째이다. 그는 LG전자와 (주) LG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치며 경영 능력을 키워왔다. 현재는 ID사업부 부장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분야인 사이니지(디스플레이 옥외 광고)를 주력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에 참석, LG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직접 소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전에는 TV사업을 총괄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부장을 맡으며 미국 뉴저지법인에서 경영 기획, 마케팅 총괄 업무를 맡기도 했다.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에서도 경영 수업을 받으며 기획부터 제조, 판매까지 두루두루 경험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트윈타워 LG 사옥의 전경. ⓒ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 LG 사옥의 전경. ⓒ LG전자

◆ 융합 신사업 육성 등 장기적 변화 초점
4세 경영의 핵심 요소는 ‘안정적 경영권 승계’와 ‘신성장 동력 발굴’이 될 전망이다. 구 상무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선대 회장들에 비해 나이가 젊고, 경영 현장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LG그룹은 초반에는 격렬한 사업상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승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지난 1분기 핵심 사업에서 무난한 성적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기조 아래 승계 절차를 밟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자, 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을 이끄는 전문경영인들이 굳건한 만큼 승계 과정에서도 큰 차질은 없겠으나 계열 분리에 따른 사업 재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LG그룹의 전례에 따라 선대의 형제인 구본준 (주)LG 부회장이 계열 분리 또는 독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보유한 LG지분(7.72%)을 계열사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일부 사업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LG상사, LG화학 바이오 부문, LG디플레이 등이 언급되고 있다.

4세 경영 체제가 안정적으로 확립되면 LG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융합신산업 육성에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 상무는 과거 LG시너지팀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간 협업 시너지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IT 글로벌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진 만큼 에너지, 자동차, 스마트시티, 바이오, 5G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역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LG그룹은 지난달 LG사이언스파크를 본격 가동하며 신사업 육성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 상무는 10여년간 현장에서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글로벌 트렌드를 다져왔다”며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연구개발을 통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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