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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새 격전지 중금리대출 '용두사미' 우려


입력 2018.05.21 06:00 수정 2018.05.21 06:09        이나영 기자

신한·농협·카카오뱅크 등 대출 출시·금리 인하 움직임 활발

“신용도 낮고 부실 우려 가능성↑…평가모델 고도화해야”

중금리대출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자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금융위원회 중금리대출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자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금융위원회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영업 보폭을 넓히며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금리대출 시장이 용두사미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포용적 금융 정책 기조에 발맞춰 중금리대출 상품을 마련하고 대출금리를 일제히 내리는 등 서민·취약계층의 대출 부담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대출자의 낮은 신용도에 따른 부실화를 감당할 수 있는 장치가 마땅치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7일부터 만 29세 이하 청년층 고객과 만 65세 이상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사잇돌 중금리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해당 고객이 신한 사잇돌 중금리대출을 이용할 경우 우대금리 0.2%포인트를 추가해 최저 연 6.22%의 금리를 받도록 했다.

카카오뱅크도 중·저신용자의 신규 취급 대출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내렸다.

소액마이너스통장 대출인 비상금 대출은 고신용자의 경우 최저 0.25~0.35%포인트, 중·저신용자는 0.40%포인트 낮아졌고, 신용대출(건별)도 중·저신용자의 한해 신용등급에 따라 0.10~0.40%포인트 낮은 금리로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중으로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우리은행 역시 현재 보증기관과 협의 중에 있으며 연내 관련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비대면 중금리 신용대출 ‘NH e직장인중금리대출’을 내놨다.

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정부의 포용적 금융 및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오는 2022년까지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7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KB, 신한, 하나, NH, 우리 등 5대 금융그룹은 중금리 대출 공급액을 2022년까지 2조4000억원, 인터넷은행도 3조10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중금리대출은 금융회사가 서민층에게 적정한 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포용적 금융의 취지를 가장 잘 구현한 것”이라며 “중금리대출이 활성화되면 서민 금리 부담이 연간 3500억원 가량 경감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중금리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보니 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취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금리대출 고객층인 중신용자들(신용등급 4~7등급)은 신용도가 낮아 대출자산이 부실화할 수 있는 리스크가 높은데다 이를 감수할 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신용자들의 부실 위험이 크다보니 대출 확대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심사평가모델을 고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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