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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비난 재개한 北, 남북정상회담 성과 수포로 돌아가나


입력 2018.05.18 11:49 수정 2018.05.18 13:53        박진여 기자

北, 김정은신년사後 대남비난 재개…관계개선→긴장국면

"구름 걷히면…" 대화 재개 여지 남긴 北, 정부 입장은

南北美 비롯 주변국 변수 곳곳…중재자 韓 역할 재부상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남측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 산책 회담을 마친 후 돌아오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남측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 산책 회담을 마친 후 돌아오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北, 김정은신년사後 대남비난 재개…관계개선→긴장국면
"구름 걷히면…" 대화 재개 여지 남긴 北, 정부 입장은
南北美 비롯 주변국 변수 곳곳…중재자 韓 역할 재부상


북한이 청와대를 적시해 '파렴치'라고 맹비난하는 등 대남비난을 재개한 모습이다. 정상 간 판문점 선언으로 급진전했던 남북관계가 회담 20일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로 나와 평화를 약속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이번 회담 연기와 관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태도를 전환했다.

북한이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데 대해 우리 정부가 유감 표명과 함께 회담 개최를 촉구하자 이 같이 대응해 나온 것이다.

리 위원장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그 어느 조항, 어느 문구에 상대방을 노린 침략전쟁 연습을 최대 규모로 벌려 놓으며 인간쓰레기들을 내세워 비방 중상의 도수를 더 높이기로 한 것이 있는가"라며 "남조선이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 이하로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로 나와 평화를 약속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이번 회담 연기와 관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태도를 전환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로 나와 평화를 약속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이번 회담 연기와 관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태도를 전환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 "이 모든 행태가 청와대나 통일부, 국정원, 국방부 같은 남조선 당국의 직접적 관여와 묵인비호하에 조작되고 실행된 것 아니냐"며 '뻔뻔스럽기 그지없다', '철면피와 파렴치의 극치' 등 전례없이 격한 어조로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남측만을 겨냥해 원색적인 어조로 비난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월 1일 신년사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북한으로서도 남북·북미정상회담에 있어 나름대로 공을 들여온 관계 개선 흐름이 긴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이를 두고 이번 맥스 선더 훈련이 종료되면 북한의 비난이 수그러들며 남북관계가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는 한편, 세기의 핵담판을 앞두고 북한의 입장 변화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공존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태도 전환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리선권 위원장이 언급한 "북남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에서 '엄중한 사태'가 무엇인지에 주목하며 당장 대응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대남·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목표하는 북미수교를 통한 대북제재 완화와 정상국가 변모를 위해 대화의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이 대남·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목표하는 북미수교를 통한 대북제재 완화와 정상국가 변모를 위해 대화의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이 대남·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목표하는 북미수교를 통한 대북제재 완화와 정상국가 변모를 위해 대화의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판문점선언으로 명문화한 만큼, 조만간 고위급회담을 개최해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리선권 위원장은 말미에 "차후 북남관계의 방향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행동여하에 달려있게 될 것이다"라며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맑고 푸르게 되는 법"이라고 첨언해 향후 대화 재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남북과 미국 당사국은 물론 주변국들 사이 각기 다른 입장차와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중재자로서의 우리 정부 역할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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