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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협의회 "기업 경영권 방어 취약...선진국 수준 제도 도입 시급"


입력 2018.05.16 11:21 수정 2018.05.16 11:51        이홍석 기자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 촉구를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 발표

주요 대기업 그룹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종로 SK서린빌딩.ⓒ각 사 주요 대기업 그룹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종로 SK서린빌딩.ⓒ각 사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 촉구를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 발표

국내 상장자를 대표하는 두 단체가 국내 기업들이 외국 헤지펀드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면서 기업 경영권 방어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16일 공동 호소문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일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간섭과 경영권 위협이 반복되고 있다"며 경영권 방어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요구했다.

협회 측은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Poison Pill) 등 세계 주요국에서 보편화한 경영권 방어 수단을 우리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특정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시행되는 제도다.

포이즌 필(Poison Pill)로 잘 알려진 신주인수선택권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있으면 신주를 발행할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경영권 방어에 효과적인 제도이지만 주식 헐값 발행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어 독약(포이즌 필)으로 불리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두 제도가 1주 1의결권 원칙에 반하고 대주주 권한 남용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시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외국 투기자본의 위협이 증가하면서 재계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어 “감사(위원) 선임 시 3% 대주주 의결권 제한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규제로서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며 "당장 어렵다면 적어도 사회통념상 소액주주로 볼 수 없는 주주의 경우, 대주주와 동일한 의결권제한을 둬 역차별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협회는 경영권 방어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기업에 대해 경영 간섭을 벌여 그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의 공격, 2015년 삼성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공격 등이 있었고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협회는 "과거 SK와 KT&G 두 사례에서만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1년 남짓한 기간에 약 1조500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하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번 현대차그룹에 대한 공격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대해 정책 당국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라 충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또 상장회사가 투자자와 함께 성장하고 일자리 창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상시적인 경영권 위험은 국가경제에 큰 걸림돌이 되는 만큼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이 양 협회의 판단이다.

이 날 호소문 발표식에는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회장, 김영재 대덕전자 회장, 김정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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