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신규채용에만 관심?…금융맨 재취업 플랫폼 '개점휴업'


입력 2018.05.16 06:00 수정 2018.05.16 06:08        이나영 기자

2012년 개설 '금융전문인력 채용관' 이달까지 등록 이력서 단 318건

올들어 4건 뿐…“홍보 부족·자체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필요성 못느껴”

은행연합회 등이 금융인 재취업 지원을 위해 마련한 ‘금융전문인력 채용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게티이미지뱅크 은행연합회 등이 금융인 재취업 지원을 위해 마련한 ‘금융전문인력 채용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게티이미지뱅크

은행연합회 등이 금융인 재취업 지원을 위해 마련한 ‘금융전문인력 채용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전문인력 재취업을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홍보 부족 등의 영향으로 금융인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부응하기 위해 신규 채용에만 집중하고 퇴직자 등 중·장년층 실업문제는 도외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2월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IBK기업은행은 공동으로 기업은행이 운영하는 무료 온라인 채용포털사이트 ‘잡월드’에 금융전문인력 채용관을 열었다.

이는 당시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던 ‘100세 시대 대비 금융 안전판 제공’ 사업의 일환으로 퇴직 금융인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재취업에 성공하고 금융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수요에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구직자가 채용관에 자신의 주요 경력과 희망연봉, 개인신상 등 인적사항을 입력하면 구인기업이 입력된 구직자의 정보를 보고 원하는 구직자를 채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5년 4개월이 지난 현재 금융전문인력 채용관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지난 2012년 12월부터 올 5월15일 현재까지 채용관에 이력서를 올린 재취업 희망자는 총 318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 등록된 이력서는 총 19건이었고 올 들어서는 4건에 그쳤다.

지난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약 2400명이 희망퇴직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0.79%만 채용관을 이용한 셈이다.

또한 경력이 전혀 없는 20대 구직자는 물론 경력이 1~2년에 불과한 30대 금융인의 이력서도 포함돼 있어 퇴직 금융인의 재취업을 위한 채용관이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 했다.

채용관 이용이 저조한 이유는 홍보 부족 등 관리 부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인들조차 잘 알지도 못하고 찾지도 않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은행별로 퇴직(예정)자들의 노후 설계와 재취업에 대해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용관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은행 내 자체적으로 퇴직자들의 노후설계와 재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채용관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관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경력자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며 “금융회사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금융전문인력을 활용하는 사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