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하다고 악플러 갑질에 무작정 당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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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하다고 악플러 갑질에 무작정 당해야 하나
    <이강미의 재계산책>현실세계 못지 않은 사이버상의 심각한 갑질 문제
    익명성 전제로 한 '도 넘은 갑질' 뿌리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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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5-14 11:03
    이강미 기자(kmlee5020@dailian.co.kr)
    ▲ 최근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질'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사이버상의 댓글 갑질문제도 근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키미디어 커몬스

    <이강미의 재계산책>현실세계 못지 않은 사이버상의 심각한 갑질 문제
    익명성 전제로 한 '도 넘은 갑질' 뿌리 뽑아야


    최근 ‘갑질’문제가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나도 당했다’는 이른바 ‘미투’에 이어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이 그것이다. 두 사건 모두 권력자인 ‘갑’이 약자인 ‘을’에게 저지른 부당행위로, ‘권력형 갑질’의 전형으로 손꼽힌다. 권력형 갑질은 정치인, 법조인, 기업인 등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이들이 자신들의 막강한 권한과 지위를 악용해 빚어진다.

    그런데 사이버세계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이나 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스포츠인 등 이른바 셀러브리티들이 갑질의 피해자로 전락한다. 악플러들이 다는 악성 댓글이나 가짜뉴스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홈런타자인 넥센 박병호 선수는 6년째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닉네임으로 '국민거품 박병호'를 쓰는 한 네티즌은 박병호 선수와 관련한 기사에 "구멍 박병호가 빠지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식으로 악플을 달아왔다. 이 악플러 혼자서 쓴 악플이 무려 4만3000건을 넘을 정도다. 그럼에도 박병호 선수 입장에서는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 섣불리 대응했다가는 다른 악플러들까지 달려들기 십상이어서 피해를 더 키울 수있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을’이 하소연을 하지 못하는 경우와 똑같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가짜뉴스로 인한 악플의 대표적인 피해자다. 김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후 30대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으나 얼마 뒤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가 게재됐다. 한 인터넷 매체가 ‘김성태 얼굴 때린 장본인은 자한당 편? 내부자 소행 정황도’라는 제목의 가짜뉴스를 보도한 것이다. 이후 인터넷상에 김 원내대표를 비난하는 내용의 악플 수만 건이 달렸다. 검증되지 않은 허위 내용을 기반으로 한 가짜뉴스와 댓글이 공생하는 구조다.

    ▲ 이강미 산업부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거인 김모씨도 사이버 갑질의 대표적인 피해자다. 최 회장과 김씨는 지난 2016년초부터 지속적으로 허위 댓글의 피해를 보고 있다. 한 악플러는 과거 1년여 동안 허위나 모욕적인 댓글을 포함해 약 4000여건의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았을 정도다. 어떤 악플러는 “최 회장과 동거인에 대한 내용이 ‘맞든 아니든’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가질 수 있도록 댓글을 달아달라”고 부추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최근 법원이 최 회장과 김씨를 비방한 악플러 3명에게 악플의 내용이 모두 허위라고 판시, 잇따라 유죄를 선고함으로써 악플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은 뒤늦게 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대구지법, 대전지법 서산지원 등은 최근 1심에서 “동거인 김씨는 중졸이 아니고, 학력을 위조한 사실이 없으며, SK 업무용 항공기를 마음대로 사용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들이 허위의 댓글을 달아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로 판결하면서 악플러들에게 벌금 70만~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악플러들은 재판이 진행중이거나 벌금을 낸 이후에도 버젓이 악플을 달고 있다고 하니 더 엄한 법의 잣대로 다스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일반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른바 ‘마카롱 10개 사건’의 당사자들인 마카롱 판매업주 A씨나 손님 B씨 모두 일반인들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모두 악플에서 비롯됐다. 사실과 다르거나 편파적인 내용의 언론 보도가 악플을 양산하면서 사태가 쌍방 고소 사태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한 조사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댓글 중 80% 가량이 악플에 해당될 만큼 악플이 만연돼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긍정적인 뉴스 보다 부정적인 뉴스에 더 관심이 가는 속성 때문에 악플이 또다른 악플을 낳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해외에 기반을 둔 SNS에서는 신원확인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 사이버상 갑질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같은 일이 가능한 것은 익명성 때문이다. 익명성이란 그늘 뒤에 숨어 인신을 공격하고, 비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여론을 조작하기도 한다. 최근 조직적 댓글과 클릭으로 여론을 조작한 ‘드루킹’ 사건도 바로 익명성을 전제로 한 대표적인 댓글조작사건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실명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쨌든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갑질이든 사이버상 갑질이든 갑질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갑질의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한 사법당국도 반드시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갑질은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다가는 언젠가 나도 갑질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데일리안 = 이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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