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북한 비핵화 관전 포인트


입력 2018.05.13 22:36 수정 2018.05.14 06:01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당의 세상읽기>1984년후 다시 36년 즉 2020년까지가 남북 대치 최대 연한

북한은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후속조치이자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의지를 확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데일리안 북한은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후속조치이자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의지를 확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데일리안

판문점 회담 결과 북한의 김정은이가 뭔가 큰 결심을 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동의했다는 낙관적인 보도도 벌써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는 그간에 북한과 이미 수많은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제대로 지켜진 것은 거의 없었기에 여전히 많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상당히 다른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조심스럽지만 희망을 품게 한다.

현재 낙관론을 포함하여 숱한 시나리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기에 여기에 나 호호당 버전을 덧붙여 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많은 일들이 과연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와 관련하여 지금부터 그 진행 과정을 지켜보는 방법 즉 일종의 관전법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한 해의 일은 3월 22일 경의 춘분이 되면 아주 미미한 빛이 비쳐온다. 밤보다 낮이 길어지기에 그렇다. 춘분 얼마 후인 4월 1일 부활절 주말에 미국의 폼페이오가 북한을 극비 방문해서 서로 간에 속내를 털어놓고 타진을 했던 모양인데 그 일이 바로 먼동이 터오는 일에 해당이 된다.

이어서 4월 22일 경의 곡우를 전후한 시점에는 한 해에 일어날 일의 조짐이 느껴지는 법이다. 여전히 구체적인 것은 없기에 이를 두고 나 호호당은 땅이 진동한다는 표현을 쓴다. 곡우는 조짐이 생기는 때인 것이니 저번의 4.27 판문점 선언은 바로 그 조짐에 해당되는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북미 회담 장소를 확정해서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아마도 5월 20일 경의 소만(小滿)을 전후한 시점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소만이 되면 볍씨가 자라서 땅밖으로 나오는 때이기에 이때가 되면 이제 막연한 조짐으로만 감지되던 일이 가시화 단계로 넘어간다.

아마도 북미 회담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이 정해질 것이라 본다. 이른바 큰 윤곽에서의 로드맵이 제시될 것 같다. 하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에 관한 것은 여전히 좀 더 시간을 기다려보아야 할 것이다.

정말로 북한이 비핵화를 단행하고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한 평화 공존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느냐의 여부는 역시 금년 6월 22일 경의 하지(夏至)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다.

하지는 한 해를 통해 가장 빛이 길고 이에 따라 먼 곳의 사물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때이다. 그렇기에 실천 여부를 떠나서 구체적인 로드맵은 물론이고 세부 일정까지 포함한 거의 모든 것이 명백하게 가시화되는 때가 바로 하지란 점이다.

하지만 아무리 희망적인 내용에 대해 합의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직 약속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이행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간 이미 우리는 북한과의 수많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행된 것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정말 북한이 이행하느냐의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점은 9월 22일 경의 추분(秋分)을 기다려 봐야 할 것이다. 해마다 추분이면 그 해의 정기가 모여서 결실로 맺어지기 때문이다.

해마다 모든 일은 춘분(春分)으로서 기(氣)가 모여들고 추분으로서 그간의 기가 결실로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추상적인 기가 구체적인 물(物) 또는 형(形)으로 바뀌는 때가 9월 22일 경의 추분이란 얘기이다.

그 이후로도 연이어지는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결국 금년 9월 말의 추분 정도가 되면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많은 희망과 궁금증에 대해 답을 얻게 될 것이란 얘기이다.

사실 북한의 비핵화는 남과 북이 평화공존으로 갈 수 있는지 그 여부를 판가름하는 최대의 관건이다. 과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또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긴 하다.

1992년 8월 우리가 중국과 정식 수교한 이래 북한은 집요하고도 은밀하게 핵무장을 추진해왔다. 소련이 사라진 마당에 혈맹이라 하던 중국마저 우리와 수교를 트면서 엄청난 배신감을 느낀 북한이었고 이에 살 길을 찾은 것이 핵무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사실상 완벽하게 핵무장을 성공시켰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과업, 즉 민생고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뭔가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결심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이 저처럼 번영할 수 있었던 근원적이고 직접적인 배경은 역시 미국과의 수교를 통해 수출 길을 열고 투자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폐쇄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과 빌붙어봐야 엄연한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그럴 바엔 아예 미국과의 직접 거래를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고 동시에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건 개방으로 가는 길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분명한 것 한 가지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엄청난 도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1948년부터 한반도에 두 개의 국체가 생겨났으며 상호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다가 36년이 경과한 1984년으로서 사실상 남한의 승리로 끝이 났다.(만물은 36년이 경과하면 어떤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 이후 우리는 번영을 거듭해왔고 북한은 반대로 피폐 일로를 걸어야 했다.

그렇기에 1984년 이후 다시 36년 즉 2020년까지가 남북이 대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최대 연한이란 생각을 해왔다. 남북한의 본격 분단으로부터 72년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2020년부터는 남북의 통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란 생각을 해왔다.

이에 남북이 통일로 가는 길은 북한의 붕괴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런 내 생각은 현 시점에서 볼 때 틀린 것 같다. 이번 판문점 회담을 보면 그간 전혀 예상치 못한 전혀 다른 경로를 밟아서 남북의 평화와 통일로 가는 물꼬가 열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핵미사일) 발사 버튼이 내 책상 위에 있다면서 엄포를 놓던 김정은이었는데 현 시점에서 보면 정말이지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섣부른 시나리오를 만들 생각은 아예 밀어두고 그저 앞으로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는 관전법을 오늘 글로써 소개하게 되었다. 그저 잘 되기만을 비는 심정으로 말이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