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뉴스 빼고 우리 콘텐츠로" 포털 얼굴 단장...점유율은?


입력 2018.05.12 09:00 수정 2018.05.12 17:06        이호연 기자

네이버 첫 화면서 뉴스 제외...뭘로 채우나?

다음 뉴스 대신 ‘AI추천 콘텐츠’ 신설

'네이버'와 '다음' 로고  ⓒ 각 사 제공 '네이버'와 '다음' 로고 ⓒ 각 사 제공

네이버 첫 화면서 뉴스 제외...뭘로 채우나?
다음 뉴스 대신 ‘AI추천 콘텐츠’ 신설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 콘텐츠를 제외시킨다. 대신 검색과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로 채운다. 최근 ‘드루킹’ 사건으로 뉴스 댓글 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잡음이 나오는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고, 자사가 확보한 콘텐츠 역량으로 트래픽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얼굴 단장을 새롭게 하는 중이다. 양사는 그동안 모바일 첫 화면 메뉴 바로 밑에 5개 뉴스 콘텐츠를 배치해왔다. 그러나 이번 댓글 조작 사태를 기점으로 뉴스를 밀어내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개개인별 콘텐츠를 우선 노출시킨다는 계획이다.

◆ “새 답 찾을 것” 뉴스 손떼는 포털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제외하겠다고 언론에 공표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첫 화면에 뉴스가 배치됨으로써 특정 기사에 과도하게 관심이 집중됐다”며 “3분기까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제외하고 검색 중심으로 화면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활용해 광고 수익을 독식하고, 여론을 왜곡시킨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내린 특단의 대책이다. 뉴스 서비스를 밀어내고 편집권을 언론사에 넘김으로써 뉴스유통권력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 역시 지난 10일 모바일 첫 화면에 ‘추천’ 탭을 신설했다. 추천 탭은 기존 뉴스를 포함한 카페, 블로그, 커뮤니티, 동영상 등 다양한 다음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사람이 직접 편집하는 것이 아닌 ‘카카오 아이(i)’로 불리는 자사 AI 기술을 적용했다. 첫 번째 화면인 ‘뉴스’ 탭은 오른쪽 한 칸으로 밀렸다.

카카오 측은 “지난 4월 AI스터디를 통해 AI를 이용한 콘텐츠 추천 활성화를 발표했을때부터 이미 계획된 상황”이라며 “경쟁사나 시장 상황을 의식해서 갑자기 정한 방침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카카오가 과도기에만 뉴스탭을 기본화면으로 설정한 후, 추후 추천탭을 기본값으로 설정한다는데서 사실상 뉴스를 첫화면에서 빼낸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모바일 소비 트렌드에 긴밀히 대응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10~20대 젊은층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면서, 더 이상 전통적이고 틀에 박힌 뉴스 콘텐츠를 잡음까지 내면서 굳이 얼굴로 내세울 필요가 없어졌다는 이유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자사의 편집 기술, 기획, 유통 등의 역량을 보여주는 콘텐츠로 승부수를 걸 수 밖에 없다는 포석이다.

한성숙 대표 역시 “매일 3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동일한 뉴스와 검색어를 보는 지금 구조로는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힘들어졌다”며 “뉴스 편집 방식을 버리고 공간과 기술만 제공하는 역할로 물러나 네이버 본연의 정보와 기술 플랫폼에서 새 답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포털 모바일 첫 화면, 어떻게 달라질까?
그렇다면 앞으로 바뀔 네이버의 모바일 첫 화면은 어떤 모습일까? 다음의 새로운 ‘얼굴’인 추천탭에서 유추할 수 있다. 추천탭은 카카오의 다음뉴스, 브런치, 티스토리, 카카오tv, 카페 등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나오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이를 단순 제공하는 것이 아닌 카카오가 3년간 쌓아온 추천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 이용자의 구독 패턴과 취향을 분석해 관심도별로 콘텐츠를 배치한다. 즉 사람마다 다르게 첫 화면이 보여지는 것이다.

네이버 역시 비슷한 패턴으로 갈 전망이다. 검색창은 상단에 그대로 두면서 사용자들이 가장 관심 있는 날씨, 유머, 이슈, 사건사고 등의 콘텐츠를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구글처럼 검색창 하나만 제공하는 것은 우리 사용자들에게 맞는 방식인지 처음부터 고민을 다시 해야 한다”며 “어떤 것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제공이 글로벌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네이버로서도 사용자의 소비 패턴을 바꾼다는 리스크는 존재한다. 네이버의 뉴스가 차지하는 트래픽은 전체 7%이다. 첫화면 정책 변경으로 이용자의 7%가 다음 등의 경쟁사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으로 다음과 네이트, 구글 등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한 대표는 “트래픽과 광고 매출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지금보다 느는 구조가 되긴 어렵지 않겠냐”고 에둘러서 예측하기도 했다. 그는 “누군가 네이버를 열어 봤던 습관을 바꾸는 문제여서 변화를 예상하기 힘든 부분”이라면서도 “본 사업이 아닌 부분이 계속 이슈가 돼서 한번은 끊고 저희가 해야 할 사업에 집중하면, 새로운 기회를 가져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네이버는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대신, 옆으로 밀어서 볼 수 있는 ‘뉴스판’과 ‘뉴스피드’를 배치한다. 뉴스판은 언론사별로 제공하며 편집권은 각 사에게 있다. 뉴스피드는 네이버의 AI추천 기술인 에어스(AiRS)가 뉴스를 편집한다. 단 PC화면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한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