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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친밀해진 韓日총재 관계속 탄력받는 통화스와프


입력 2018.05.07 06:00 수정 2018.07.03 08:33        이미경 기자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앞서 한일총재 분위기 훈훈

양국 연임총재라는 공감대 형성, 통화스와프 논의재개될듯

이주열(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총재와 구로다 총재는 모두 지난달 연임된 바 있다. ⓒ 한국은행 이주열(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총재와 구로다 총재는 모두 지난달 연임된 바 있다. ⓒ 한국은행

지난 4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가장 먼저 행사장에 도착했고, 곧이어 이주열 한은 총재가 회의장에 들어서며 양국의 중앙은행 총재는 연신 웃음기 있는 얼굴로 한참동안 대화를 했다.

한일간 중앙은행 총재의 이런 기류는 지난해 1월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통화스와프 재개 논의를 중단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게다가 이 총재와 구로다 총재는 비슷한 시기에 연임이 됐다. 일본 정부는 4월 임기 만료를 한참 앞둔 2월 중순께 구로다 총재의 연임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한국 정부도 3월 초에 이 총재를 연임키로 결정했다. 한은 총재가 연임한 것은 1974년 김성환 전 총재 이후 44년만이다. 일본 역시 57년만에 연임이 됐다.

비슷한 시기에 양국의 중앙은행 총재 연임이 결정된만큼 서로에 대한 친밀감은 더욱 커졌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양국의 화기애애한 모습만으로도 한일간 중단됐던 통화스와프가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예상했던대로 이 총재는 그날 저녁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고, 앞으로도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서로 연임을 축하한다는 대화로 시작해 양국 중앙은행이 함께 2기를 맞은 만큼 한일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또 이 총재는 구로다 총재가 양국 모두 연임이 된 것은 양국의 통화정책에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양국 중앙은행 총재들간의 훈훈한 대화분위기 만으로도 통화스와프 체결이 예상보다 빠르게 급진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양국은 지난 2001년 2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10년만인 2011년에 35배인 700억 달러로 크게 늘었지만 2012년에 통화스와프 체결이 만료되면서 규모가 점차 줄어 2015년에 완전히 중단됐다. 지난해 1월에 다시 통화스와프 재개를 논의했지만 부산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논의조차 중단됐다.

실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 가능성은 최근까지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여러 정치적인 이슈로 중단됐던만큼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번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직전 분위기속에서 양국간의 통화스와프 재개 가능성 신호가 다시 켜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재가 한일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깜짝 체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규모면으로는 크지 않지만 향후 달러최다 보유국인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은 여러모로 한국에게 이익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시작으로 한일간 통화스와프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진다면 매우 환영할 일이다. 정치적인 밀고 당기기를 통해 얻어진 산물이 아닌 양국간의 친밀한 관계를 통한 협상 회복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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