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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열전] 교육으로 뜬 성동, 온 마을이 배움터


입력 2018.05.08 14:00 수정 2018.05.08 13:03        조동석 기자 (dscho@dailian.co.kr)

융복합혁신 교육특구 지정, 학생당 교육경비 지원 1위

유네스코 ‘명품학습도시 인증’, 독서당 인문센터 개관

“피부로 느껴지는 역동적 변화, 성동의 미래는 푸름”
30년 숙원 해소, 인문계 2개교 신설로 명문학군 기반
융복합혁신 교육특구 지정, 학생당 교육경비 지원 1위
유네스코 ‘명품학습도시 인증’, 독서당 인문센터 개관


데일리안과 데일리안교육연구소가 ‘교육열전’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대학과 고교, 지역 그리고 강사들이 전하는 공부법에다 해외 학교를 소개합니다. 또 입시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서 전달하겠습니다.

교육열전 중 ‘지역열전’은 우리 지역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우리 지역만의 특색을 소개하는 코너로, 교육특구로 잘 알려진 서울 성동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온 마을을 배움터로 활용하는 성동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동구가 확 달라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성동구는 회색빛 공장과 달동네, 열악한 교육인프라 때문에 인구가 외부로 유출되는 지역이었다. 이런 성동구에 대반전이 일어났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교육정책으로 교육 때문에 떠나는 마을이었던 성동이 교육 때문에 찾아오는 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명문학교 육성 및 교육특구 조성, 학교 교육경비 지원 확대, 온마을 체험학습장 등 민선 6기 교육정책은 구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성동구는 온 마을이 배움터로 변모하고 있다.

30년 숙원 해소, 인문계고 신설로 명문학군 기반 조성

30대 주민 절반 이상이 자녀 교육문제로 이사를 고려한다고 답할 만큼 교육환경 개선은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였다. 특히 가장 심각한 것이 학교 부족 문제였다. 인문계 고교 부족으로 매년 약 3천명의 고등학생이 멀리 타 구(區)로 통학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성동구는 주민들과 힘을 합쳐 왕십리뉴타운 지역에 학교 부지를 확보하고 도선고등학교 신설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학령인구의 감소와 재개발 구역 내 학교부지 협소의 사유로 번번이 좌절했던 금호·옥수 지역에도 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성동구와 주민들은 ‘금호·옥수지역 인문계고 설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고등학교 신설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2014년 성동구는 재개발구역 내 학교부지를 추가로 확보하고, 부족한 학생 수는 정부의 학급당 학생 수 축소 정책과 부합함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 결과, 금호고등학교 설립안이 교육부 중앙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금호·옥수 지역의 오랜 숙원 사업이 해결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간 통폐합이 빈번한 현실을 고려하면, 한 자치구에 2개의 인문계 고등학교가 동시에 설립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2017년 5월 마침내 성동구에 인문계고등학교 2개교가 개교했다. 신설된 금호고와 도선고는 신흥 명문고등학교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성동구는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학생들이 누구나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교육환경 조성을 목표로 명문고 육성과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입시진학상담센터를 통한 맞춤형 진학컨설팅을 비롯한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진학교육을 학부모와 학생에게 제공, 성공적인 대입진학을 지원하고 있다.

융복합 혁신 교육특구 지정, 학생당 교육경비 지원액 1위

정원오 성동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어려운 재정여건으로 과감한 교육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선6기 성동구는 ‘지역특화발전특구제도’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는 자치구가 지역을 특화시킬 사업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면 중앙정부가 규제특례를 적용해 사업의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에 성동구는 민선6기 ‘교육특구’ 지정을 구정의 핵심목표로 설정했다. ‘민선6기 교육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교육특구TF팀’을 조직해 다양한 창의체험과 교육특화사업을 개발하고 운영했다. 결국 2015년 11월 주무부처로부터 ‘융복합혁신 교육특구’로 지정받았다. 2011년 이후 수도권 전체에서 교육특구로 지정된 것은 성동구가 처음이다.

교육특구 지정으로 성동구는 각종 규제완화 혜택을 받아 교육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특히 2019년까지 정부와 서울시 지원금 등 총 1850억원을 받아 미래인재육성 등 4개 분야 23개 교육특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한 수혜인원은 총 8만 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성동구 자체 교육투자도 이어졌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민선 6기 출범 직후, 관내 초중학교 29개교를 방문해 교육실수요자의 의견을 직접 듣는 ‘찾아가는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300여건의 건의사항을 받아 ‘학교 교육경비 연차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기반해 ‘학교 교육경비 사업’예산을 증액 편성했다. 민선6기 출범 전인 2014년 ‘학교 교육경비 사업’예산은 25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 35억원, 2017년 45억원으로 늘어났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성동구에서 편성한 전체 교육경비 보조금의 학생 1인당 지원액은 27만5000원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 26만2000원, 영등포구 25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민선6기 4년간 학교에 직접 지원한 교육경비 예산은 160억 원에 달한다.

전국 최초 4차 산업혁명 체험센터 개관

최근 초중고 교육정책은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창의와 융합형 인재양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에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2016년부터 전면 실시됐다. 다만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체험기회는 전문인력과 예산부족 때문에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문제로 나타났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사회와 연계한 체험활동을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대부분 지자체의 준비가 미흡해 충분한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자유학기제 대비 특강’이 생겨나고 체험학습 기회가 부모의 경제력 격차에 따라 좌우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고민인 교육격차 현상이 체험학습 분야에서도 나타났던 것이다.

성동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자원을 연계․활용한 ‘온마을체험학습장’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는 관내 42개 초중고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진행하며 활동사항은 학생부에 기록된다. 현재 ‘온마을체험학습장’ 프로그램은 100여개로 2017년 참여인원은 4만6000여명에 달한다.

성동구청 전경 ⓒ성동구청 제공 성동구청 전경 ⓒ성동구청 제공

또 성동구는 11개 권역별 체험학습센터를 조성,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4차 산업혁명 체험센터’가 있다. VR, 3D프린팅, 드론, 코딩, 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미래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장소다. 드론체험장은 최고 높이가 15.25m로 국내 최고의 실내 드론체험장으로 꼽힌다. 특히 2018년 코딩 교육 의무화에 대비해 코딩 전문교육장과 강사를 확보․제공해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체험센터’를 방문한 오유민(45·행당동) 씨는 “성동구는 체험할 곳이 많다. 로봇박사가 꿈인 아이가 집 근처에 체험센터가 생겨 좋아한다”고 했다. 성동구청 담당자는 “전국의 자치단체와 각종 교육기관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자주 찾아온다”고 밝혔다.

그 밖에 용답동에는 지자체 최초 기숙형 원어민 홈스테이 시설인 ‘성동글로벌 영어하우스’, 금호동에는 ‘금호글로벌체험센터’가 우수한 원어민 선생님을 초빙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나아가 성동구는 최근 ‘성동 문화예술 체험센터’를 개관했으며 오는 12월 ‘성수글로벌 체험센터’를 개관하면 총 11곳의 권역별 체험센터 인프라를 완비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성동구는 2017년부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자유학기제 체험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체험학습카드’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상·하반기 5만원씩 카드에 충전되며 진로·진학체험에 사용할 수 있다. 현재 47개 가맹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성동구는 교육현장에서 한계에 부딪힌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역사회 전체를 체험학습장으로 조성했다. 교육의 주체를 지자체와 지역사회로 확대, 지역에서 아이들을 길러내고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네스코 선정 ‘명품학습도시 인증’, 독서당 인문아카데미센터 개관

성동구는 다양한 평생교육 정책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7년 6월 금호동에 개관한 평생학습관인 ‘독서당 인문아카데미센터’(독서당)가 있다. 독서당 주변은 조선시대 ‘동호독서당’이 75년 간 있었던 곳으로 이를 계승한다는 역사적 의미도 있다. 지난해 독서당에서는 총 81개 강좌가 열려 평생교육에 대한 구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 성동구는 주민센터와 지역 교회 등을 활용, 특화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행복학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초 11개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현재 총 55개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성동 명사특강’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그들의 삶과 지혜 등을 공유하는 교양강좌다. 지난 4월 109회를 맞이했으며 누적 청중이 6만여명을 넘는다. 2016년 서울숲에서 열린 ‘제100회 기념 특강’으로 방송인 김제동씨가 강사로 나서 무려 4000여 명이 참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취임 이후 매회 명사특강에 빠짐없이 참석, 주민과 함께할 정도로 큰 애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성동구는 2016년 12월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로 선정됐다. 교육특구 지정, 서울시 평생교육분야 최우수구 선정, 100회 이상 이어온 성동명사특강, 성동구민대학의 효율적인 운영 등 성동구의 다양한 평생교육 활동들이 유네스코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이에 더해 성동구는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답게 구민을 위한 문화공간 조성도 앞장섰다. 구는 청사 1층과 독서당 인문아카데미센터 1층을 열린 도서관으로 조성해 개방하고 있다.

‘성동 책마루’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지난 1월 개관 이후 하루 평균 1000여 명, 총 5만여 명의 주민들이 다녀가는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관공서의 유휴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해 주민에게 돌려준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삼표레미콘 이전하고 과학문화미래관·명품도서관 건립 추진

최근 서울시와 성동구는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과학문화미래관을 2022년까지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체험형 과학전시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과학관과 제휴해 인기 콘텐츠를 도입, 운영할 계획이다. 건축물과 콘텐츠 모두 세계적인 시설로 만든다고 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숲 승마장 터에 공원과 어울리는 명품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요즘 성동구는 ‘뜨는’ 지역이다. 교육문제에 민감한 3040세대가 선호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인구 유입이 꾸준한 자치구로 통한다.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교육문제로 이사를 가는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이사를 오는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역동적으로 바뀌어가는 성동의 미래는 푸름이다.

조동석 기자 (dsc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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