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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 강화되니 투자자들 '숨바꼭질'…반사이익 찾아 삼매경


입력 2018.05.08 06:00 수정 2018.05.08 06:01        권이상 기자

상가, 오피스텔 등 거래량 늘고 청약 경쟁률 고공행진

건설업계는 재건축에 쏠린 눈 재개발과 리모델링으로 이동

최근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눈에 띄게 껑충 뛰었다. 사진은 한 오피스텔 청약접수 당시 견본주택에 몰린 인파 모습.ⓒ데일리안DB 최근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눈에 띄게 껑충 뛰었다. 사진은 한 오피스텔 청약접수 당시 견본주택에 몰린 인파 모습.ⓒ데일리안DB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자들이 규제 사각지대를 찾아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정부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규제, 전매제한 강화, 주택대출 규제 강화 등이 주택시장을 옥죄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그나마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과 상가로 관심을 옮기며 규제를 최대한 피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자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태풍의 눈’을 찾는데 여념이 없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건설업계에도 나타난다. 최근 건설사들은 재건축에 제동이 걸리자 재개발과 리모델링으로 대상으로 수주전략을 바꾸고 있는 추세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실제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한달 기준 전국 상업·업무용부동산 거래건수는 3만908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인 2월(3만1566건)과 비교해 23.8%, 지난해 같은 기간 2만8950건과 비교해도 35%가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오피스텔 거래건수도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3월 한 달간 2만331건이 거래돼 전월(1만6233건)과 비교해 25.2% 증가, 지난해 같은 기간(1만3254건) 대비 53.4% 증가했다.

오피스텔의 경우 청약 경쟁률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최근 청약을 마친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 경우 622실 모집에 총 6만5546건 접수돼 평균 105.3대 1 기록했다.

지난 3월 엠디엠이 경기도 광교신도시에서 선보인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 역시 총 1805실 규모로 많은 물량을 공급했지만, 총 9847건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5.5대 1, 최고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오피스텔이 청약에서 대박 기록을 낸 것은 전매제한 규제를 받지 않아서다. 오피스텔은 최근 전매제한 지역이 수도권 외에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됐고, 인터넷 청약 의무화(300실 이상) 등 규제의 폭이 넓어졌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다주택자들이 아파트 등 주택을 처분한 이후 유동자금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집중하고 있는 데나, 대출 규제 전 서둘러 거래에 나서면서 거래량이 수직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강남권과 수도권에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낮은 분양가를 앞세운 아파트들은 '로또 청약'이라고 불리며 여전히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되고 있다.

실제 ‘디에이치자이 개포’와 ‘당산 센트럴아이파크’ ‘마포 프레스티지자이’ ‘과천 위버필드’ 등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저렴해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전 주택형이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런 분위기는 건설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규제에 풍선효과가 기대되는 재개발, 리모델링으로 수주전략을 변경하는 곳들이 꽤 늘었다.

재건축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 지위 양도를 금지한데 이어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안전진단 강화 등 강력한 규제로 겹겹이 쌓여 있어서다. 이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곳들이 생기고 있다.

재개발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자 시공사를 찾는 조합들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는 최근 서울 방화6구역, 흑석9구역이, 부산 연산5구역, 대전변동9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선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들어 한남뉴타운,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일부 재개발 사업지에서는 지분 가격이 치솟으며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재건축의 대안으로 떠오른 리모델링 추진 단지 역시 호재를 누리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서울시가 추진 중인 리모델링 시범사업에는 무려 22개 단지가 신청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요즘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내고 있어 무턱대고 따라가기식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정부가 규제로 인해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곳은 곧바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규제를 피해 다른 한쪽으로 몰리는 쏨림현상을 따라가는 것은 순식간에 낭패를 볼 수 있다”며 “투자를 고려 중인 수요자라면 신중한 투자 분석과 현장 답사 등을 거쳐 선별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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