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을의 반란’ 침묵하지 않는 사람들


입력 2018.05.03 05:00 수정 2018.05.03 06:01        김지수 수습기자

사회부조리 맞서 ‘할 말 하는’ 밀레니얼 세대

세월호·촛불집회·미투…연대 통해 변화 꿈꿔

사회부조리 맞서 ‘할 말 하는’ 밀레니얼 세대
세월호·촛불집회·미투…연대 통해 변화 꿈꿔


밀레니얼 세대는 권력구조 내 상하관계에서 오는 부조리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게티이미지 밀레니얼 세대는 권력구조 내 상하관계에서 오는 부조리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게티이미지

20대 직장인 A씨는 입사 3년차 ‘주임’급 사원이다. 최근 A씨는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30대 팀장과 처음으로 ‘말다툼’한 경험을 털어놨다. 회사 행사에서 업무분배 문제로 동료와 마찰이 생기자 팀장은 A씨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왜 나에게만 사과를 요구하느냐”며 거부했고 팀장은 A씨에게 성과급에 불이익을 줄 것을 암시했다.

A씨가 회사생활에서 부당함을 느낀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나 입사 초에는 ‘잘 보이고 싶어’ 상사의 부당한 지시도 감내하던 A씨였다.

A씨는 “괜한 분란을 만들기 싫어 참았는데 말하지 않으니 진짜 괜찮은 줄 아는 것 같더라”며 목소리를 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내 입장을 말하지 않으면 계속 부당한 일을 당할 것 같아서 말하기로 했다. 부당한 것은 말을 해야 상사들도 안다”고 말했다.

A씨처럼 권력관계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 사회현상이 상하관계에서 벌어지는 성범죄 폭로 운동인 미투(#Me Too) 운동이다. 과거에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권력구조 속에서 피해 사실을 숨겨왔다면 미투 운동 촉발로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뜻에서 폭로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총수 일가의 갑질 행태에 맞서 서울 도심 촛불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권력구조 내 상하관계에서 오는 부조리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해 사회변화를 이끌어낸다. ⓒ게티이미지 밀레니얼 세대는 권력구조 내 상하관계에서 오는 부조리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해 사회변화를 이끌어낸다. ⓒ게티이미지

과거에는 ‘말대답’이 버릇없는 행위이고 ‘참는 게 미덕’이었다면 더 이상은 아니다. 권력구조 속에서도 ‘제 할 말 하는’ ‘을’들의 반란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대에 태어난 이들을 칭하는 용어로, 급속도로 기술이 발달한 사회에서 태어난 첫 세대다. 저성장 속 높은 실업률로 취업, 결혼, 주택마련, 출산 등을 포기해 스스로를 ‘N포 세대’라 부르기도 한다. 디지털 환경에 능숙하고 지역사회와 정치에 관심이 많으며 전 세대보다 개방적인 성격을 띤다.

2017년 1월 공익프로젝트 컨설팅 전문회사 ‘진저티프로젝트’가 밀레니얼 세대의 공익활동을 연구한 후 펴낸 ‘매거진 밀레니얼’은 밀레니얼 세대를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 실제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분석한다.

문제 해결에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세대는 정부나 기업이 시대의 중요한 이슈들을 해결하는데 실패하는 것을 보면서 사회문제에 접근하고 변화에 뛰어들려 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세월호, 촛불집회와 같은 사회적 사건들을 겪으면서 목소리가 합쳐져 ‘사회적 변화’가 도출되는 것을 체감했다고 분석했다.

A씨는 “직장 내에서 겪는 부당함들도 언젠가 미투 운동처럼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진다면 미래에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수 기자 (jskim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지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