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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3] 화해무드 가속페달…핵 협상력 저하?


입력 2018.04.24 04:30 수정 2018.04.24 06:05        이배운 기자

대북 확성기 방송 3년만에 선제적 중단

軍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기를”

비핵화 전 제재 완화…협상력 저하우려

대북 확성기 방송 3년만에 선제적 중단
軍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기를”
비핵화 전 제재 완화…협상력 저하우려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대북확성기가 작동을 중단했다. 매년 남북 초긴장사태를 유발한 한미연합훈련도 올해는 ‘로우키(low key)’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청와대,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대북확성기가 작동을 중단했다. 매년 남북 초긴장사태를 유발한 한미연합훈련도 올해는 ‘로우키(low key)’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청와대,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한반도 갈등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대북확성기가 약 3년 만에 작동을 중단했다. 매년 4월마다 한반도 초긴장사태를 유발하던 한미연합훈련도 올해는 ‘로우키(low key)’ 진행되면서 마찰을 피해간 모양새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회담 3대 의제 중 하나로 제시한 ‘새롭고 담대한 남북관계의 진전’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가 잰걸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軍 “새로운 시작 성과로 이어지길”

국방부는 23일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MDL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1963년 처음 작동을 시작한 대북확성기 방송은 남북관계의 흐름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방송을 중단한 것을 놓고 북측이 핵실험·미사일 도발 중지를 선언한 데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남북간 상호 비방과 선전활동을 중단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가는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기념해 평양에서 ‘제20차 김일성화축전’을 개최하고 있다. ⓒ조선의오늘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기념해 평양에서 ‘제20차 김일성화축전’을 개최하고 있다. ⓒ조선의오늘

한미연합훈련·태양절 ‘로우키’ 진행

한미 군사당국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를 고려해 독수리훈련 기간을 단축하고 전략무기 전개·공개를 자제하는 등 한미연합훈련을 ‘로우키’로 진행하고 있다. 미군 전략무기들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것만으로도 북한 정권은 큰 위협을 느끼는 탓이다.

북측은 연합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남측이 전쟁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지만, 올해는 화해 분위기를 고려한 듯 일체 비난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당일인 27일에는 평화 분위기를 고려해 연합훈련 중 하나인 ‘키 리졸브’ 연습이 일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19일 진행된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한미가 협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훈련 중단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리 정부의 평화 분위기 조성에 화답하듯 북한도 지난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전후로 군사도발을 자제하고 사탕·과자조각전시회, 미술전람회, 국제마라톤 대회 등 문화행사 개최에 집중했다.

태양절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삼는 북한은 태양절마다 대남 비방공세를 펼치고 내부 결속력 강화 차원에서 무력도발 및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해 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데일리안

비핵화 성사 전 화해조치, 어떤 영향?

그러나 본격적인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기도 전부터 남북관계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은 우리 정부의 목적이 ‘한반도 비핵화 현실화’가 아닌 ‘남북 대화’ 자체에 매몰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앞서 언급했던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어떤 보상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실천을 보일 때까지 최대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원칙과도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핵 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북 강경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핵협상 불발 시 남측은 단호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야 북측도 핵협상에 진지하게 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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