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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소설' 한국정치의 부패 꼬집은 신랄한 블랙 유머


입력 2018.04.21 10:10 수정 2018.04.21 10:10        이한철 기자

한정된 공간-시간 배경으로 서스펜스 극대화

소설처럼 정교한 범죄가 만들어낸 반전 압권

영화 '살인소설' 스틸 컷. ⓒ ㈜페퍼민트앤컴퍼니 영화 '살인소설' 스틸 컷. ⓒ ㈜페퍼민트앤컴퍼니

예측할 수 없는 정교한 범죄를 통해 한국 사회의 부패를 신랄한 블랙 유머로 풍자한다.

영화 '살인소설'은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로 지명된 남자(오만석)가 거물 정치인인 장인(김학철)의 비자금을 숨기기 위해 별장을 찾았다가 의문의 남자(지현우)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충격적인 24시간을 그린 스릴러다.

무엇보다 정치인들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주는 풍자가 강렬하다. 정치적인 이권을 대가로 검은 돈의 거래, 아내의 친구가 내연녀가 되고, 정치적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을 일삼는 모습이 영화속에서 가감 없이 표현된다.

또한 이들을 향한 힘없고 빽 없는 보통사람의 응징은 사소하지만 통쾌함을 주고 한 권을 소설을 매개로 누군가 짜놓은 듯 진행되는 사건은 긴장감을 제공한다.

주연배우인 지현우는 "국민들이 을이 아니라 당당하고 정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떳떳할 수 있는 방법이 투표권"이라며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그 사람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알아보고 투표를 하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만큼 '살인소설'은 쫄깃쫄깃한 긴장감 속에 우리가 왜 투표해야 하는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둔 만큼, 관객들이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작품이다.

영화 '살인소설' 스틸 컷. ⓒ ㈜페퍼민트앤컴퍼니 영화 '살인소설' 스틸 컷. ⓒ ㈜페퍼민트앤컴퍼니

장르적 매력도 상당하다. 특히 한정된 시간을 구도로 서스펜스 스릴러의 쾌감을 충실하게 전달된다.

앞서 한정된 공간, 시간을 배경으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로 관객들을 사랑을 받은 바 있는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폰부스' 등이 가진 스릴러의 장르적 재미와 더불어 쉴 새 없이 전개되는 예측불가 사건들을 배치해 서스펜스를 극대화한다.

특히 밀도 있는 스토리 구성을 통해 살인이 기록된 소설 속 내용에 착안해 이루어지는 거짓과 진실이 뒤섞인 스토리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기존 영화들과 다른 색다른 매력의 웰메이드 서스펜스 스릴러가 탄생했다.

영화 '살인소설' 스틸 컷. ⓒ ㈜페퍼민트앤컴퍼니 영화 '살인소설' 스틸 컷. ⓒ ㈜페퍼민트앤컴퍼니

따뜻한 이미지의 국민 연하남으로 인기를 모은 지현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설가로 변신,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우연히 가장하고 사건의 협상가가 되기도 하는 등 선과 악을 가늠할 수 없는 복잡한 캐릭터를 무난히 연기했다. '도둑놈, 도둑님' '송곳' 등을 통해 정의파 배우 이미지를 구축한 지현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정치인들을 향한 참교육을 선사한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을 넘나드는 만능배우 오만석은 정치적 야망에 사로잡혀 거짓말을 일삼다가 갈수록 벼랑 끝으로 몰리는 경석을 연기했다. 성공을 위해 모든 굴욕을 참아내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의 쓴웃음을 짓게 하지만, 작품이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작품이다.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 중 하나인 제38회 판타스포르토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감독주간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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