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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의 결심이 바뀌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입력 2018.04.21 07:56 수정 2018.04.21 10:06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검찰 수사에서 자신을 지킬 의원직까지 걸만큼의 비밀?

대통령 지지율 업고 경남도지사 당선으로 여론조작 덮을 속셈

이른바 '드루킹 사건'으로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드루킹 사건'에 대한 입장 발표 및 6.13 지방선거 경남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이른바 '드루킹 사건'으로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드루킹 사건'에 대한 입장 발표 및 6.13 지방선거 경남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드루킹 사건’에 대해 말을 바꾸더니, 경남지사 출마, 불출마도 오락가락이다. 전날 결심하고, 오전에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그리고 잠적했다. 그런데, 오후에 갑자기 나타나 ‘당의 만류’로 번복했단다. 소도 웃을 일이다. ‘당의 만류’ 때문이라니 그 말을 누가 믿겠는가?

‘김경수-드루킹 여론조작 게이트’는 더불어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고소로 시작된 사건이다. 온라인을 점령한 여권은 오히려 피해자인 양 행세했다.(지금 뿐 아니라, 올 초에도 그랬다.) 여당 지도부의 고소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지나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적폐청산의 칼춤’에 취한 듯 밀어붙였다. 국정원 댓글사건에서 재미를 본 여당 지도부는 이 기회에 ‘잔당’까지 모두 없애버리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의 역풍이었다. 아군에 총질을 한 격이었다. 그것도 핵심부에 말이다. 서툰 사람의 지나친 칼춤은 결국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힌다. 결과적으로 능력뿐 아니라 여당의 위상을 알 수 있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 같다. 그야말로 얼굴마담만 했다는 증거다. 집권이후에는 청와대와 소통도 안 된 것 같다.(드루킹 고소취하 등 단편적인 사안에) 일방적인 지시를 받고, 지시가 없을 때는 눈치를 보고, 아부할 생각만 한 것 아닌가? ‘과잉충성’이 화를 불렀다.

민주당 지도부의 헛발질에 청와대와 당내 복심들은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상의하고 좀 하지’ 하는 불만을 갖았을 법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실세 김경수 의원이 지도부의 말을 듣고 불출마를 번복을 했겠는가? 설득력있는 말인가?

선거 패배로 인한 창피나 정치적 타격은 둘째 문제다. 국회의원 배지[badge]는 지금 그에겐 생명줄 같은 것이다. 다가올 (특검 등의) 수사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국회의원 특권(불체포 특권 등)이다. 이를 포기하며 ‘특검수용’까지 이야기 하며 총대를 멨다. 그렇다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지켜야할 중요한 사람이나 비밀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상식이다. 그의 ‘힘의 원천’이고, 잘못됐을 때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고, 보답을 요구할 수 있을 정도로 ‘끈끈한’ 그 무엇 말이다. 그게 임기가 얼마 안 남고 힘도 없는 당 지도부는 아닐 것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배후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판사판의 승부’다. 낙동강전선에서 고유영토를 지키려는 자유한국당 김태호와 더 중요한 그 무엇인가를 지키려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의 일대회전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독보적 하이라이트다. 정부와 여당은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눈치만 보고 태만했던 사정기관은 특검에 수사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최대한 뭔가 하는 시늉을 할 것이다. 최근처럼 계속 언론에 특종을 흘릴 수도 있다. 일단 물살을 타면 제어가 안 된다. 막으려는 자와 흘리려는 자간의 전투는 더 심각해 질 것이다. 외곽의 야당도 패가 생겼으니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압박하고 협박하여 정보를 얻어내고 활용할 것이다. 가뜩이나 아마추어인 정부는 더욱 우왕좌왕할 것이다.

언론전쟁도 치열할 것이다. 속보·특종경쟁은 가열될 것이다. 지난 2년의 경험은 잘 훈련된 경주마가 경기장 트랙을 보고 느낄 질주본능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친여매체는 이미 ‘김경수일병 구하기’에 노골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다. 방송에서 친여권패널들도 총동원됐다. 스스로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시로 말을 바꾸어가면서도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기분으로 지르고 있다. 나라의 정치적 자원이 총동원되는 만큼, 이번 경남지사 선거는 그냥 지방선거 중 하나는 아니다.

만약 여당 김경수 후보가 승리하면 정권의 독주는 힘을 받아 계속될 것이고 희대의 ‘여론조작사건’은 묻힐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독선·독주의 결과인 범죄가 국민의 심판으로 면죄부를 받고 잊혀 질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여권의 의도는 그럴 것이다.

야당의 김태호 후보가 승리한다면... 무기력한 야당이 최소한의 힘과 명분을 얻고 견제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어찌보면 현 정부를 ‘성공한 정권’으로 만들어 줄 수 있겠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라면 자유한국당은 마땅히 감내해야 할 일이다. 언제까지 상대의 자살골과 그 반사이익으로 대권을 잡을 것인가? 다음 대선에는 ‘제로 베이스’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당당하게 대권을 쟁취하는 전례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야당이 손해를 보는 것만은 아니다. 보수진영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김태호 등 후보들이 중요한 선거에서 살아오면 대권주자를 얻는 것이다. 지금의 당 지도부와 구성원들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명백한데,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국민의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한 날개만 힘이 지나치게 세서 제자리를 돌다가 결국 땅에 떨어지는 새와 같다. 다른 쪽 날개가 최소한의 역할을 해야 하늘을 날고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이제 선택은 국민과 주민의 몫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6월 13일에도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글/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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