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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병행 흙수저, 취준 올인 금수저…취준생 ‘수저론’


입력 2018.04.20 05:00 수정 2018.04.20 06:06        김지수 수습기자

사회진출 전부터 취업준비도 ‘수저 따라’

평균 취업스펙 상승…기간 길수록 부담 가중

사회진출 전부터 취업준비도 ‘수저 따라’
평균 취업스펙 상승…기간 길수록 부담 가중


각종 자격증시험 응시료 인상과 평균 취업스펙 상승 등으로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전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금수저'일수록 취업준비에도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 각종 자격증시험 응시료 인상과 평균 취업스펙 상승 등으로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전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금수저'일수록 취업준비에도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

부의 대물림 현상,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사회 전반에 통용되면서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공감을 얻고 있다. 돈이 많을수록 돈을 벌기가 쉬워진다는 뜻인데, 이는 아직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인 취업준비생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기업공채가 한창이던 지난 하반기, 취업준비생 A씨는 10월 한달 교통비만 60만원을 지출했다. 지방에 사는 A씨는 서울 소재 기업이 실시하는 전형 때마다 KTX를 타고 다녔다. 서울~부산 KTX 편도 요금은 5만9500원이다. 한 달에 5번만 다녀와도 60만원이 훌쩍 넘었다.

면접이 잡힌 날은 지원회사 근처에서 묵어야 했다. 취업을 위해 쓰인 교통비와 숙박비만 계산해보니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다.

A씨의 경우 함께 취업준비를 하는 지인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숨겨야했다.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시험을 치러 다니고,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5~6인실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하는 이들이 주변에 많았기 때문이다. A씨는 “시험이나 면접 직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어 더 많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그럴 수 없는 친구들도 있어 함부로 말할 수도 없다”고 털어놨다.

취업준비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준비에 드는 비용은 더 많아진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상반기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직 취업준비생들을 조사한 결과, 평균 취업스펙이 작년보다 높아졌다.

전공자격증 취득자 비율이 작년보다 7.3%포인트 증가한 62.4%에 달했고 인턴십 경험자 비율, 토익점수 보유자 비율도 각각 지난해보다 3.7%포인트, 9.8%포인트 늘었다.

취업준비생들이 공익어학점수로 가장 많이 취득하는 ‘토익’은 1회 응시료가 4만4500원이다. 3년 전과 비교해 2500원 올랐다. 지난해 취업준비를 하며 달마다 토익시험에 응시했다는 한 직장인은 “토익시험에 거듭 응시할수록 조금씩 점수가 올라가 계속 치게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금수저’일수록 취업도, 취업준비도 쉬워진다는 말이 나온다. 졸업 후 2년째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B씨는 “취업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전적 부담이 커져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공부와 병행하기가 힘들다”며 “돈 많은 사람들은 고민 없이 취업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어 훨씬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수 기자 (jskim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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