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를 거울삼아 바라본 '김기식 인사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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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4월 27일 17:23:54
    '용산참사'를 거울삼아 바라본 '김기식 인사참사'
    <칼럼>MB정부 "책임자 경질" 조언 무시한 결과 후폭풍
    인사 강행한다면 조국 수석 임종석 실장으로 파장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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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4-15 08:01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사장단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3일의 금요일’은 넘겼다. 다 아시다시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문제다. 검찰은 한국거래소 사무실과 우리은행 본점, 세종시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 원장이 설립한 '더미래 연구소'를 압수수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건부 사퇴’를 처음 언급했다. 처음으로 단독회담을 갖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김기식, 집에 보내려는 느낌 받아" 라고 언론에 말했다. 뭔가 진행을 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아직은 방향을 잡기 힘들다. 그래서 상황을 파악하기 쉬운 전례를 생각해 봤다. 사정기관의 재수사결정에 따라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용산참사‘다.

    한 정치원로가 말했다. “사고가 벌어졌을 때, 그 사고의 성격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따귀를 맞듯이 소리는 요란하고 기분은 나쁘지만, 그때만 넘기면 되는 사고가 있다. 그때는 버티면 된다. 그러나 급소를 맞아 내상이 심할 것 같은 사고도 있다. 복부급소나 머리를 맞아 출혈이 생기는 경우다. 그럴 때는 최대한 신속하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응급조치를 취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용산참사는 후자로 보인다. 책임자를 바로 경질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유족들을 위로해야 한다.” 용산참사 처리에 대해 조언을 구한 청와대 참모에게 해준 말이다.

    2009년 1월 20일 훗날 ‘용산참사’라고 불린 사고가 있었다. 경찰이 시위에 ‘과잉진압’을 하다가 경찰과 시위자 여러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었다. 일이 터지자 당시 청와대는 분주했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했다. 한쪽은 ‘조속한 무마’를, 다른 한쪽은 ‘버티기’를 주장했다. 비둘기파와 매파다. 담당자들이 주위의 ‘고수’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위의 정치원로도 자문자 중 하나다. 청와대 참모는 그의 의견을 결정권자에게 전했다.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었다.

    하루 후에 그 정치원로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청와대 참모로 부터다.

    “정부내 강경파들이 버티자네요. 추가 조치는 무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원로가 다시 물었다.

    “경찰서장을 경질하면 누가 충성을 하겠느냐는 논리죠?”

    “어떻게 아셨어요? 정확히 맞습니다”

    “결국은 경찰서장을 지키지도 못하고 쓸모없게 만들 겁니다. 이번에 경질하면 억울하겠다 싶어 여론도 동정적일 테고, 상황이 바뀌면 다음에 쓸 수 있지만, 버티면 그런 것이 불가능하게 될 겁니다”

    정확히 맞는 예측이었다. 진압을 지시했던 김석기 서울시경찰청장은 경찰청장 내정자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상황은 계속 악화되었다. 결국 사퇴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의 그릇된 판단이 결국 뿌리 깊은 원한을 낳고, 지금까지 이어져 복수를 하는 형국이 되었다.

    김기식 금감원장 사건이 일주일째 모든 뉴스를 정복하고 있다. 정부에 유리한 이슈들이 산적한데, 그 모든 호재를 무력화시켰다. ‘내로남불’, ‘갑질’, ‘땡처리’등 사람들 감정을 건드리는 원색적인 표현들이 난무했다. 청와대는 초기에는 ‘별 문제없다’며 버텼다. ‘초기진화’에 실패했고, 친여 성향의 정의당도 등을 돌렸다.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김기식원장의 친정이고 현 정권의 대표적 인재풀인 참여연대도 버티다가 결국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종적으로 수사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지만, 김기식을 버린 것으로 해석됐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행태를 보면, 첫 조각에서 낙마한 안경환 전 법무장관후보자의 경우같이 피해자가 분명하고 특정되지 않으면 버티고 갈 가능성이 크다. 홍종학 장관 등 문제가 심각했던 많은 장관 후보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좀 다르다. 선거가 코앞에 있고, 지지율도 심상치 않다. 20대가 주도하는 이탈표가 전세대에 퍼지고 있다. 꺾인 지지율은 선거에 반영될 것이고, 선거에 예상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하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여당 내에서도 이견들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당내 목소리는 대통령을 흔들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현정부가 흔들리면 자신들이 누리는 것 대부분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정권을 지키지 못하면 여당도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전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을 통해 잘 알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청와대 인사검증자인 조국 수석도 전임자의 불행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지금 ‘영어의 몸’이 된 우병우 전수석의 사례를 참여연대 출신 조국 수석이 잘 새겨야 할 것이다. 조국 수석은 거듭된 ‘인사참사’의 책임론 등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버텨왔다. 그러나 지금은 좀 상황이 다르다. 그 불길이 청와대 담벼락까지 퍼진 것이다. 서슬 퍼랬던 박근혜정부 민정수석 우병우는 ‘밀리면 안된다’며 버텼다. 잠시는 효과를 보는 듯 했지만, 결국 더 큰 재앙이 되어 뒤를 쳤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김기식건의 후폭풍은 2년 전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상상하기 힘든 형태로 반복될 것이다. 김기식 다음은 조국 수석과 임종석 실장일 것이고, 그 다음은 대통령이다. 중간에 불길을 끊어주지 못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 지금처럼 뭉개고 있어서는 피해를 막을 수 없다. 잠시 불길이 낙엽밑에 숨어 있어도, (선거라는) 바람이 불면 다시 일어날 것이다. 지금은 정권과 여권의 호재들을 무기력하게 하는 정도겠지만, 그 다음은 청와대와 여당을 송두리째 태울 가능성이 크다. 고구려 을지문덕장군이 수나라 장군 우중문에게 보낸 시처럼 이쯤에서 ‘족함을 알고 물러서야’ 한다. 우중문은 고집을 부리다 결국 패퇴했고, 수나라라는 대제국이 무너지는 계기를 자초했다.

    글/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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