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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실력 알릴 방법 없어요” 토익점수 없는 유학생의 한숨


입력 2018.04.15 06:00 수정 2018.04.15 04:18        이선민 기자

블라인드 채용으로 학교 기재 못해

어학능력 뛰어나도 가산점 못 받아

공인 어학시험 응시에 시간 들여야

블라인드 채용으로 학교 기재 못해
어학능력 뛰어나도 가산점 못 받아
공인 어학시험 응시에 시간 들여야


채용 시장에서 외국어 능력을 인정하는 지표가 어학성적 뿐인 것에 시험기관과 학원의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채용 시장에서 외국어 능력을 인정하는 지표가 어학성적 뿐인 것에 시험기관과 학원의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채용 시장에서 외국어 능력을 인정하는 지표는 공인어학시험 성적이다.

미국의 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취업 전선에 뛰어든 홍민호(28, 가명)씨는 최근 블라인드 인턴채용에 지원하며 서류에 영어 실력 기재할 방식이 없어 당혹감을 겪었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학교를 적지 못하면서 토익이나 오픽 등의 점수가 없는 홍 씨가 영어 성적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홍 씨는 영어 능력이 필요한 직군이기 때문에 우대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그는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홍 씨는 “이번달 토익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라며 “점수가 나오는 5월까지 다른 곳에 지원해도 서류전형에서 탈락할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응시를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취업난으로 인턴들도 1, 2점의 가산점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토익 시험이 비용도 만만치 않던데, 시험을 몇 번 봐야하나 걱정이다”며 “집에서 기출문제를 한번 풀어봤는데, 900점정도 나오더라. 학원에서 990점을 목표로 공부한 학생들에게는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인사혁신처는 외국어의 경우 필수요건이 아닌 우대요건에 불과하고, 영미권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영어를 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지혜(27)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는 해외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국내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어학 성적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씨는 “해외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영어와 중국어를 모두 사용해 비즈니스에 문제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둘 다 공인어학시험 점수가 없다”며 “그런데 한국 취업시장에서는 공인 성적이 없으면, 어학 능력을 알릴 방법이 없어 시험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인턴 채용에선 어학성적을 상·중·하로 기재하고 실무면접에서 간단히 테스트를 했다. 정해진 몇몇 시험의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시험기관과 학원의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냐”며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데, 한국에서 취업을 하기 위해 비싼 응시료를 내고 시험을 봐야 한다니 우스운 일”이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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