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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고용부 '반도체 기술 공개' 제동걸까


입력 2018.04.12 06:00 수정 2018.04.12 08:48        이홍석 기자

반도체·DP, 대응방안 모색...전문위 결정 기대

고용부 정보 공개 방침 변화 가능성은 반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들이 제품을 검수하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들이 제품을 검수하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반도체·DP, 대응방안 모색...전문위 결정 기대
고용부 정보 공개 방침 변화 가능성은 반반


고용노동부가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의 정보 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데 산업부 전문가위원회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문위의 결정이 고용부의 독단적인 마이웨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우려와 기대가 뒤섞인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12일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고용부가 정보공개 방침을 완강히 고수하면서 기밀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 협회를 중심으로 업체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등 공동 대응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오는 13일 경기도 판교 협회 사무실에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업무 담당 팀장급 인사들이 모이는 비공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으로 시작된 정보공개가 소자뿐만 아니라 장비와 부품 등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관련 의견을 취합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도 회원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정보 공개로 인한 기술 유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 중인 전문가위원회의 결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부는 최근 삼성전자가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내용 중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외부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반도체전문위원회가 판단하도록 했다.

고용부는 지난 2월 대전지방법원이 보고서가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을 근거로 정보공개를 추진 중이다. 그동안 비공개 방침을 선회해 지침을 개정, 정보공개 청구가 이뤄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공장들의 작업환경보고서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용부의 이러한 방침으로 자칫 회사의 핵심 기술과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산업부에 국가핵심 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현재 산업부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전문가위원회의 회의 일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충남 아산 캠퍼스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충남 아산 캠퍼스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전문가위원회의 논의가 신속히 진행되기를 바라면서 위원회가 국가 핵심기술로 판단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위원회의 판단 범위가 핵심기술 여부로만 국한돼 고용부의 정보공개 적절성을 판단하지는 않지만 핵심기술로 인정이 될 경우, 고용부가 지금과 같은 독단적인 입장을 고수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가위원회에서 핵심기술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산업부가 나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부처간 협의를 통해서 고용부와의 의견 조율을 해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고용부가 일단 공개 방침을 정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 위원회의 결정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고용부는 법원의 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라고 해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미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공장에 대한 '작업환경 측정결과보고서' 공개를 보류하라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취소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공개적인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해 정보 공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낸다고 해도 고용부에서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라며 “기업에 대한 몰이해가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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