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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진규, 전명규 교수와의 충격적 비화...모친 증언


입력 2018.04.08 09:19 수정 2018.04.08 09:25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SBS '그것이알고싶다' 방송 통해 드러나

전명규. SBS 방송화면 캡처 전명규. SBS 방송화면 캡처

쇼트트랙 안현수(빅토르안)의 대항마로 거론됐던 고(故) 노진규와 빙상계 절대권력자로 알려진 한국체대 전명규 교수 사이에 얽힌 충격적 비화가 팬들을 분노케 했다.

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겨울왕국의 그늘-논란의 빙상연맹> 편에서 2018 평창올림픽 이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빙상연맹의 그림자를 추적했다. 매번 동계올림픽 때마다 논란이 됐던 빙상계의 파벌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평창올림픽 여자 팀추월(김보름·박지우·노선영)에서 막판 크게 뒤진 채 들어와 논란의 당사자가 됐던 노선영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당시 심경과 상황을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국민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말을 하겠냐”고 반문했던 백철기 감독의 거짓말 의혹이 불거졌다.

동계올림픽 때마다 그렇듯, 전명규 교수(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감독)가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러면서 전 교수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이승훈의 페이스 메이커로 뛰어야 했던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도 공개됐다.

전명규 부회장은 1991년부터 2002년까지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다. 김기훈, 이준호, 전이경, 김동성, 안현수 같은 쇼트트랙 레전드들을 배출하며 감독 당시 780여개 메달을 따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역시 전명규 부회장의 제자일 정도로 그는 빙상계의 대부다.

더 충격적인 것은 노선영의 친동생이자 한국 쇼트트랙의 거목이 될 것으로 보였던 고 노진규와 전 교수 사이에 얽힌 비화다.

골육종을 앓던 노진규가 빙상계의 절대 권력자인 한국체대 전명규 교수의 권유로 수술을 미뤘다가 병세가 악화됐다는 모친의 증언이 방송을 통해 나온 것. 어머니는 누나인 노선영까지 공격 당하는 것을 보고 더 참으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증언했다.

노 선수 어머니는 “경기 중 어깨를 다쳤다. 병원에서 양성 종양 진단을 받았다”며 “200만분의 1은 악성으로 갈 수도 있다. 지금은 양성이라는 진단이었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이어 “전명규 교수에게 전화해서 수술부터 하자 했다. 그러나 전 교수는 양성이라고 하지 않았냐며 올림픽이 달려있는데 어떻게 수술을 하려 하냐고 했다”며 “전 교수는 올림픽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고 노진규와 어머니. SBS 방송화면 캡처 고 노진규와 어머니. SBS 방송화면 캡처

곁에서 지켜보는 빙상연맹 관계자와 동료들도 괴로웠다.

한 동료 선수는 “진규가 많이 힘들어 했다”며 “비행기 타면 기압 때문에 진규가 ‘어깨가 터질 것 같다’며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도 “전명규 교수 머리엔 메달을 많이 따는 것만 중요했다”며 “메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진규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진규는 부상 중에도 전 교수를 의식해 자신이 출전하지 않는 종목의 국가별 쿼터를 따내기 위해 아픔을 무릅쓰고 레이스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방송 후 “전명규 교수의 야심을 이루기 위한 도구가 됐다”는 팬들의 날카로운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노진규는 한쪽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며 균형이 무너졌고 소치올림픽 한 달을 앞두고 골절상을 입었다. 입원 후 골육종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에 들어갔지만, 암이 폐로 전이된 노진규는 2016년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토록 바랐던 평창올림픽에는 출전도 할 수 없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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