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새 수장 취임 직전 하나금융 겨냥한 금감원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7월 20일 23:30:07
    [기자의눈]새 수장 취임 직전 하나금융 겨냥한 금감원
    촉박 일정 속 하나금융 채용비리 브리핑 강행 배경 관심
    신임 원장 짐 덜기에 '무게'…금융권 반발 초래한 행보 지적
    기사본문
    등록 : 2018-04-04 06:00
    배근미 기자(athena3507@dailian.co.kr)
    ▲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2일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 취임식을 앞두고 기자실은 '다른 이슈'로 술렁거렸다. 전날 오후 금감원이 예정에 없던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 브리핑을 예고해서다. 특히 채용비리 결과에 혐의가 확인된 최흥식 전 금감원장 뿐만 아니라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 등 하나금융 임원에 대한 추정 발표가 더해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추측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그동안 지배구조를 둘러싼 하나금융지주와 금감원 간 대립각 구도가 점철되던 가운데 터져나온 채용비리 공방으로 최흥식 전 원장이 낙마하는 등 금융권 내 파장 역시 적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감독당국도 특별검사단 편성에서부터 검사 과정 및 결과 노출 등에 더욱 신중을 기해온 터였다.

    가장 설득력있는 분석은 김 원장과 하나금융 채용비리 간 거리두기라는 것이다. 취임 전 이슈를 터뜨려 신임 원장과 하나금융으로 대변되는 민간 금융권 간 연결고리를 최소화해 향후 검사 결과에 따른 책임 등에 대해서도 다소 부담을 덜게 해주려는 취지라는 해석이다.

    특히 시민운동가나 야당 국회의원이 아닌 감독당국 수장으로 ‘금융권 저승사자’ 이미지에 부담을 느끼는 김 원장으로서는 임기 초반부터 자신과 금융권의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것은 원하지 않아 보였다. 김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저승사자라는 오해를 풀어달라”거나 “그동안 일방적 규제 강화론자로 잘못 알려진 측면이 있다”며 강경론자 프레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금감원 역시 새로 취임한 신임 원장과 하나금융 채용비리 발표에 선을 긋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특별검사단장을 맡은 최성일 부원장보는 이번 발표에 대해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감사에게만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며 “(윗선에) 경과보고는 했으나 브리핑 일정을 비롯한 판단은 전적으로 내가 했다”고 언급했다.

    당국 입장에서도 특정 금융사와의 전면전으로 비춰지는 양상은 부담이 적지 않다. 금감원이 앞서 셀프연임 등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으나 하나금융 이사회 강행으로 별다른 실익을 거두지 못한데다 오히려 신관치라는 비판과 채용비리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수장의 퇴임으로 체면만 구기게 됐다. 김 신임 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것처럼 금감원이 금융시장에서조차 영이 서지 않은 상태에 이른 것이다.

    더구나 금감원의 이번 발표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다소 무리한 행보로 비춰졌다는 점은 곱씹어야할 대목이다.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공론화시켜 금융권의 반발만 초래해 의도치 않게 김 원장의 부담을 늘렸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권은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전면전이 지금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의 반발까지 계산에 넣은 '명분 쌓기용'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형국이다.

    "저승사자 이미지를 지워달라는 신임 원장의 주문이 피부에 잘 와닿지 않다"고 언급한 금융권 관계자의 넋두리가 기우에 그쳤으면 하면 바램이다.[데일리안 = 배근미 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