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권주자 安대항마, 박원순 정도 돼야,
朴·禹 호재 아냐”…전문가, 양보프레임 글쎄
2위그룹, 安출마 호재 주장…부채의식 부각
“유력 대권주자 安대항마, 박원순 정도 돼야,
朴·禹 호재 아냐”…전문가, 양보프레임 글쎄
“세월도 흘렀고…당적도, 서 있는 위치도 달라졌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오는 4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는 소식에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이 사실상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안철수 양보론'을 일축한 셈이다.
안 위원장은 정계 입문 전인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하다 무소속이던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다. 박 시장의 경선 경쟁자인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이 때문에 안 위원장의 출마가 자신들에게 호재라고 자신하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발주자들은 안 위원장의 출마로 정말 수혜를 입을 수 있을까.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안 위원장이 출마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 (후발주자들이) 미세한 수준으로 수혜를 볼 수 있지만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후발주자들 입장에선 안 위원장의 출마로 박 시장과 대결구도를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안 위원장의 출마가 박 시장을 무찌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박원순에 호재?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안 위원장의 출마는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아닌 박 시장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황 평론가는 "후발주자들에겐 큰 도움이 안되고 박 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도보수의 대표격인 안 위원장이 출마하면 당 안팎으로 '안철수와 싸우려면 박원순 정도는 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마음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발주자들은 지난 2011년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이 안 위원장에게 진 '빚'을 운운하겠지만 상대방은 안철수라는 막강한 대선 후보다. 지난 대선에서 21%라는 지지율을 얻은 안 위원장이 (야당) 후보로 나온 만큼 박 시장 쪽으로 (표심이)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안 위원장의 출마가 각각 박영선·우상호 의원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신 교수는 "우 의원의 경우 인지도가 상당히 낮다. 인지도는 쉽게 오르지 않는다"면서 "(우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더라도 (안 위원장 출마에 따른) 수혜를 입을지 의문이다. 인지도 차이로 (오히려) 안 위원장이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MBC 앵커 출신인 박 의원에 대해 "박 의원의 경우 인지도는 높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문제가 있지 않았냐"면서 "비교적 최근 일인 만큼 유리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박원순 "과거의 일일 뿐"
전문가들은 안 위원장이 출마하더라도 박 시장의 3선 의지가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전 평론가는 "안 위원장의 출마와 관계없이 박 시장은 3선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2011년 보궐선거 후보직 양보는) 말그대로 과거의 일이다. 지금은 새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안 위원장에게도 박 시장의 출마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봤다.
전 평론가는 "과거논쟁이 아닌 미래논쟁을 통해 새로운 구도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면서 "과거의 박 시장이 (안 위원장에게) 갖고 있는 부채의식을 유권자에게 알려 자연스럽게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박 시장 입장에서 안 위원장이 2011년 보궐선거 당시 '빚'을 가지고 왈가왈부한다면 뜬금없는 소리로 느껴질 것"이라면서 "박 시장도 (안 위원장이)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안 위원장이 민주당을 깨고 나가지 않았느냐라는 얘기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위원장은 '박 시장이 3선 의지를 굽히거나, 내게 그때 (2011년) 빚을 졌으니 갚아야 한다'라고 말할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도 "안 위원장의 출마가 (박 시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임은 맞다"면서도 "박 시장이 3선 도전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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