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KIA 정성훈마저 ‘탈LG 효과’ 발동되나


입력 2018.03.30 09:50 수정 2018.03.30 09:5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이적 후 4경기 만에 선발 출장해 3안타 '불방망이'

KIA 이적 후 맹타를 휘두른 정성훈. ⓒ 연합뉴스 KIA 이적 후 맹타를 휘두른 정성훈. ⓒ 연합뉴스

이제 고작 4경기(선발 1경기) 치렀을 뿐이지만 KIA 정성훈이 베테랑의 품격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정성훈은 2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서 시즌 첫 선발 출장했다.

1루수 겸 2번 타자로 나선 정성훈은 김기태 감독의 보은에 보답이라도 하듯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0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사연이 많은 정성훈의 KIA 유니폼이다. 정성훈은 지난 겨울 무려 9년간 입었던 LG의 핀스트라이프를 벗고 친정팀 KIA로 돌아왔다. 그가 LG를 떠난 과정은 전혀 매끄럽지 않았고, 일각에서는 베테랑에 대한 예우가 부족하다며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자칫 은퇴 기로에 내몰렸던 정성훈을 받아준 이는 다름 아닌 김기태 감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성훈은 지난 시즌 규정 타석에 못 미쳤지만 타율 0.312(276타수 86안타)을 기록할 정도로 아직 방망이가 녹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고향팀으로 돌아온다는 스토리까지 가미돼 정성훈의 광주 입성은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정성훈은 송정초, 무등중,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1999년 해태(현 KIA)에 1차 지명 받은, 뼛속부터 ‘광주의 아들’이다.

정성훈의 삼성전 맹타에 박수가 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 이상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KIA는 주전 1루수 김주찬이 허리통증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돼 정성훈이 대신 나섰다. 대타 요원으로 생각했던 그가 선제 홈런에 이어 수비에서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자 광주 홈팬들은 들뜰 수밖에 없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정성훈의 LG 핀스트라이프 유니폼. ⓒ 연합뉴스 다시는 볼 수 없을 정성훈의 LG 핀스트라이프 유니폼. ⓒ 연합뉴스

그러면서 일부 야구팬들은 정성훈에게도 ‘탈(脫) LG 효과’가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때 이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탈(脫) LG 효과’란 LG를 떠난 선수들이 약속이라도 하듯 맹활약을 펼치는 걸 말한다.

시작은 한화 외야수 이용규부터다. 지난 2004년 LG에 입단한 이용규는 2년 선배 이대형의 그늘에 가려 KIA로 트레이드됐고,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하며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로 성장했다.

MVP들도 수두룩하다. ‘2군의 배리 본즈’로 불리다가 LG를 떠나자마자 폭발한 김상현도 대표적인 ‘탈 LG 효과’다. 김상현은 공교롭게도 정성훈에 밀려 KIA로 떠난 선수다.

2010년 3:3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게 된 안치용-최동수-권용관도 성공한 케이스다. 특히 안치용은 팀이 어려울 때마다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을 터뜨려 ‘난세 영웅’으로 떠올랐고, 베테랑 최동수는 그해 대타 성공률(타율 0.400, 25타수 10안타) 1위를 차지하며 팀 우승의 밀알이 됐다.

2011년에는 넥센으로 이적한 심수창과 박병호가 기량을 꽃 피웠다. 심수창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지긋지긋하던 개인 18연패 사슬을 끊어냈고, 미완의 거포였던 박병호는 팀의 4번 타자를 넘어 역대급 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KBO리그 사상 첫 200안타 고지를 밟으며 MVP를 수상한 서건창도 있다. 2008년 LG 육성 선수 출신에 불과했던 서건창은 그해 1군 1경기 출전에 그친 뒤 방출 통보를 받았고, 2012년 넥센에 입단해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SK로 트레이드된 만년 유망주 정의윤에 이어 2차 드래프트 명단에 올라 kt에 새둥지를 튼 베테랑 이진영도 ‘탈 LG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로 기억된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성훈에게 그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