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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소현 "스물 첫 로맨스, 감정에 충실…부끄러워"


입력 2018.04.02 08:48 수정 2018.04.03 09:33        부수정 기자

KBS2 '라디오 로맨스'서 송그림 역

"밝고 풋풋한 모습 보여드리고파"

KBS2 '라디오 로맨스'를 마친 김소현은 "송그림이 좋아서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E&T Story 엔터테인먼트 KBS2 '라디오 로맨스'를 마친 김소현은 "송그림이 좋아서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E&T Story 엔터테인먼트

KBS2 '라디오 로맨스'서 송그림 역
"밝고 풋풋한 모습 보여드리고파"


스무 살의 김소현(18)은 맑고 싱그러웠다. 최근 종영한 KBS2 '라디오 로맨스'의 송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라디오 로맨스'는 대본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톱배우와 글 쓰는 것 빼고는 다 잘하는 라디오 작가가 생방송 라디오 부스에서 만들어내는 감성 로맨스를 그렸다.

김소현은 라디오 작가 송그림을 맡았다. 행동력, 추진력, 기획력은 갖췄지만 정작 글 실력이 부족해 메인 작가가 되지 못하는 인물이다. 송그림은 자신의 프로그램이 폐지될 위기에 처하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톱스타 지수호를 DJ로 섭외한다.

2008년 KBS2 드라마 '전설의 고향'에서 아역 배우로 데뷔한 김소현은 '제빵왕 김탁구'(2010), '짝패'(2011), '해를 품은 달'(2012), '옥탑방 왕세자'(2012), '보고싶다'(2013), '수상한 가정부'(2013), '후아유 - 학교 2015'(2015), '싸우자 귀신아'(2016) '도깨비'(2016), '군주 - 가면의 주인'(2017)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라디오 로맨스'의 그가 성인이 된 해에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실제 밝은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난 드라마였다.

지난달 29일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김소현은 "'라디오 로맨스'는 '군주' 끝나고 바로 선택한 작품"이라며 "성인이 된 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라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택했다.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드라마 종영 후 밀린 일정을 마친 김소현은 드라마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를 들으며 작품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그는 "송그림이 정말 좋아서 끝까지 놓지 않고 싶었다"면서 "촬영 일정이 빠듯하고, 다들 지친 상태였지만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배우들끼리 힘을 내며 재밌게 만들자고 다짐했다"고 웃었다.

배우 김소현은 "'연기가 내 일이 맞는가'라는 고민을 계속 해왔다"고 털어놨다.ⓒE&T Story 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소현은 "'연기가 내 일이 맞는가'라는 고민을 계속 해왔다"고 털어놨다.ⓒE&T Story 엔터테인먼트

평소 힐링하려고 라디오를 들었다는 김소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라디오를 더 잘 알게 됐다. 라디오 작가 역인 터라 고생만 해서 힘들었단다. "라디오 DJ를 꿈꿨는데 드라마를 찍고 난 후 그냥 듣는 거로 만족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호호. 원고 때문에 힘들었거든요. 라디오에 대한 지식이 없었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조금이라도 알게 돼서 새로웠어요."

저조한 시청률은 아쉬울 법하다. 그는 "아쉽긴 하지만 힘든 내식을 안 하려고 했다"며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힘을 내며 촬영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송그림은 원고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나름 섭외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배우는 송그림의 진심, 송그림이 고생하거나 힘들어하는 부분에 신경 쓰며 연기했다. "송그림은 운과 복이 따르는 캐릭터였죠. 선배들이 보면 속 터지는 후배였는데 이강(윤박)은 송그림을 믿어주죠. 이강 캐릭터가 참 멋있었습니다."

톱스타 지수호 역을 맡은 윤두준과의 로맨스는 단연 화제였다. 김소현은 그림과 수호의 로맨스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려 했다. "어느 순간부터 수호를 좋아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어려웠어요. 후반부에 로맨스가 생겼는데 시청자분들이 둘의 로맨스를 받아들이기 힘들 거란 걱정도 했습니다. 수호는 그림이에게 서서히 물들어요. 둘의 로맨스가 어색해 보이지 않게 노력했답니다."

애정신을 묻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웃은 뒤 "상황과 감정에 충실하면서 연기했는데 부끄럽긴 했다. 첫 성인 로맨스라서 부족한 게 많았다. 뽀뽀신을 찍을 때 주변에서 놀리기도 했는데 너무 부끄러워하면 신경 쓰이니깐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상대 역인 윤두준과의 호흡을 묻자 "배려심이 깊은 배우"라며 "연기할 때 에너지를 많이 받아서 고마웠다. 처음엔 낯을 가렸지만 친해지고 나서는 장난치면서 편하게 연기했다. 즐겁게 촬영하게 해준 오빠에게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로맨스물을 찍었으니 연애나 남자친구에 대한 생각을 했을 듯하다. "극 중 지수호는 톱스타이고, 비현실적인 남자친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무 신경도 안 쓰고, 손잡고 하는 길거리 데이트가 특별하고 좋게 느껴졌어요. 다만 세트에서 주로 촬영하다 보니 예쁜 장소에 못 간 게 아쉬웠답니다. 남자친구요? 생각 안 했어요. 하하. 뭐 만나겠죠."

배우 김소현은 KBS2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E&T Story 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소현은 KBS2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E&T Story 엔터테인먼트

김소현은 올해 스무 살 성인이 됐다. 스무 살에 대한 로망을 묻자 "사실 별거 없다"며 "드라마 촬영만 하다 보니 잘 모르겠다. 음주가 가능하다는 건 알겠다"고 웃었다.

그는 2015년 고등학교 진학 대신 홈스쿨링을 하며 배우 활동과 학업을 병행했고,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지난해 한양대 예술체육대학 연극영화학과 수시모집 전형에 합격했다. 이제 곧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대학이라는 공간이 낯설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초라한 존재가 된 듯해요. 무섭기도 하고요. 드라마 촬영이 끝났으니 학업에 전념하려고요. 학교생활이 익숙해지면, 학업과 연기 활동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김소현은 지난해 12월 오랫동안 함께한 소속사 싸이더스 HQ를 떠나 이앤티 스토리 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7년 동안 함께한 관계자와 함께 나와서 방황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이제부터가 진짜다.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아역 시절부터 함께해온 김유정 등 배우들의 이야기도 나왔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간간이 근황을 묻는다. 다들 잘 됐으면 한다는 마음에서 서로 응원한다고.

어느덧 데뷔 10년 차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온 내 사진을 보면 마음이 이상하다"며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연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일곱 살 때 보조출연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에게 연기는 단지 '호기심'일 뿐이었다. 그러다 소속사에 들어갔고, 열두 살 때 '파괴된 사나이'라는 영화의 오디션을 봤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당시 다섯 개의 연기 버전을 준비했는데 떨어졌다는 생각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펑펑 울었다. 환승하려던 찰나 합격했다는 반가운 전화를 받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당시 느꼈던 기쁨과 희열이 김소현을 여기까지 오게 했다. 하고 싶은 목표를 정해 최선을 다한 마음가짐이 김소현의 근본이다.

KBS2 '라디오 로맨스'를 마친 김소현은 "20대 특유의 밝고 쾌활한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E&T Story 엔터테인먼트 KBS2 '라디오 로맨스'를 마친 김소현은 "20대 특유의 밝고 쾌활한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E&T Story 엔터테인먼트

평범한 또래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 그는 "중학교 때는 그 친구들의 삶이 부럽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건 다 선택이고, 각자 고충이 있다. 내가 일찍 현장에 뛰어든 것뿐, 힘들어하는 건 똑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민이 깃든 말을 내놨다. "연기를 하면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매일 생각했어요. 체계적으로 연기를 배운 게 아니니까요. 현장에서 배우는 게 다여서 힘들었어요. 연기하는 제 모습을 보면 항상 부족함을 느꼈고, 이게 맞는 건가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생각과 고민이 많았는데 스스로 생각 정리를 했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그랬죠. 동생이 힘들어해서 내가 연기를 그만둬야 하는 건 아닌가도 생각했는데 포기 안 한 게 참 잘한 일이죠."

연기를 안 했으면 어떤 일을 했을까. 그는 "학교 다닐 때 만난 상담 선생님이 정말 좋았다"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걸 좋아한다. 연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심리 치료사 등 상담 분야 쪽에서 일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자신을 운이 좋다고 했지만,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팔 수 있었던 데는 배우 실력이 밑바탕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배우는 "인복이 있는 편"이라며 "사극을 하면서 훌륭하신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고, 좋은 이야기를 듣게 된 게 초심을 잃지 않은 바탕이 됐다. 상대 배우들도 다 좋았다"고 했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니깐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 게 아니냐고 묻자 "그런가요? 그렇게 봐주시면 좋아요"라며 싱긋 웃었다.

향후 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에 대해선 "드라마에선 차가운 캐릭터, 영화에선 장르물에 도전하고 싶다"며 "예능은 잘 못 하는데 나영석 PD님이 선보이는 편안한 예능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평소 '집순이'라는 그는 쉴 때 집을 벗어난 적 없다. 책도 읽고, 영화도 보는데 요즘엔 DIY(Do It Yourself·소비자가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에 빠졌다. 집중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이라 매력적이란다.

이제 막 스물인, 배우 김소현의 20대가 궁금해진다. "아역으로 시작해서 새로움이 부족하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잘해서 최대한 신선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언가 억지로 변한다기보다는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싶고요. 20대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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