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에 2차 가해, 정작 심각한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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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2일 09:28:07
    워너원에 2차 가해, 정작 심각한 문제는
    <하재근의 닭치고tv>시시껄렁한 농담을 공적 잣대로 들이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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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3-24 07:47
    하재근 문화평론가
    ▲ 19일 컴백한 아이돌 그룹 워너원이 방송사고 논란에 휩싸였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워너원 방송사고 논란이 일단락됐다. 욕설은 기계음이고 19금 단어는 전혀 다른 말이라는 것이다. 사실 논란의 동영상을 보면 부정확한 말들이 오고가서 명확히 이해하기가 힘들다. 법정 증언도 아니고 국가중대사도 아니다. 일상 속에서 부정확한 말들이 오고갔으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정확하지도 않은 한 글자 한 글자를 굳이 복원해 문제점을 찾아내려고 많은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켰다. 황당한 논란이다.

    워너원은 피해자다. 방송되는지 모르고 장난들을 친 것이다. 원래 방송 전후에 농담을 하거나 위악적인 장난을 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을 방송에 내보내는 경우는 없다. 방송에 내보낼 때는 사전에 분명히 고지해야 한다. 워너원은 방송에 나가는지도 모르고 당한 것이기 때문에, 방송사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폭력이고 인권침해다.

    대부분의 내용도 그저 젊은 청년들이 장난삼아 하는 말들이다. 원래 친구들끼리 장난 칠 때는 허튼소리, 비속어, 욕설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을 공개적으로 한 것도 아닌데, 몰래 찍어 방송하면서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은 부당하다. 욕설이나 19금 단어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설사 있었어도 그럴 수 있는 일이며, 있든 없든 간에 남이 방송되는지도 모르고 장난삼아 말한 것들을 일일이 따지며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스탭의 통제에 잘 따르지도 않고, 엉뚱한 소리를 하면서 스탭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태도·인성 지적도 있다. 하지만 자리를 옮기라고 말하는 스탭도 계속 웃고 있는 것을 보면 현장 분위기는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자리를 옮겨 방송 준비를 하는 과정도 물 흐르듯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 워너원이 스탭을 무시했다며 인성을 폄하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장 황당한 것은 워너원이 "우리는 왜 정산을 받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20%만 받아가는가", "우리는 왜 잠을 잘 수 없는가"라고 말한 것에 실망했다는 반응이다. 절실히 가수 되길 원했으면서 가수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돈타령하고 잠 잘 생각하고 배가 불렀다는 지적이다.

    자기 노동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사람은 배가 부른 사람인가? 황당한 논리다. 가수가 절실히 되고 싶은 것과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우리 사회는 눈 똑바로 뜨고 대가를 요구하는 어린 사람, 약자에게 ‘건방지다’, ‘불온하다’ 등의 딱지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 이건 정당하지 않다.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워너원은 약 20% 정도를 정산 받는다고 한다. 이런 수치를 정상이라고 보긴 힘들다. 워너원이 무대에 서서 퍼포먼스를 하는 당사자 아닌가. 20%라는 비율에 불만을 가지는 건 자연스러운 인지상정이다. 잠을 원하는 건 더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무리 절실하게 가수가 되고 싶었어도 인권까지 저당 잡힐 수는 없다.

    사람들은 워너원이 자유분방하게 그 또래 일반적인 청년들처럼 이야기한 것 자체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충격 받을 일이 아니다. 연예인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이상한 건 워너원이 아니라, 연예인에게 과도한 판타지를 가졌던 사람들이다.

    근본적으로, 앞에서 언급했듯이 부적절하게 일방적으로 공개된 사적 장난들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따지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 남의 무방비상태 사적 모습이 일방적으로 공개된 영상이 떴다면 무시해야 한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지 않고, 관심 갖지 말아야 할 것에 관심 끊는 것이 바로 시민의식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 영상을 낱낱이 분석하며 워너원에 2차 가해를 자행했다.

    그것 외엔 그저 젊은 친구들이 사적으로 나눈 시시껄렁한 장난들에 불과했는데, 그것이 일방적으로 방송되고 그 내용을 우리 사회가 낱낱이 까발리며 문제 삼은 것이 이 사태에서 정작 심각한 문제였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었던 것이다. 우리 태도, 우리 인성을 돌아봐야 한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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